김문수, 단일화 강행에 "짜인 각본, 대국민 사기극...굴복 안해" [종합]

▲<YONHAP PHOTO-3450> 발언하는 김문수 대선 후보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5.8 [e-mail]/2025-05-08 10:38:46/<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8일 대선후보 초청 관훈토론에서 당 지도부가 한덕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를 강행하는 데 대해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후보는 토론 내내 한 후보와 당 지도부를 겨냥해 '짜인 극본', '해당 행위', '유령과의 단일화'라는 말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그간 쌓인 불만을 토해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관훈토론에 참석해 "정당한 절차와 정당한 경선을 거쳐 선출된 후보를 당의 몇몇 지도부가 끌어내리는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는 "두 번씩이나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당에서 몇몇 사람들이 작당해 대통령 후보까지 끌어내린다면 당원동지들과 국민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며 "대선 승리를 위해 후보 단일화는 절실한 과제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는 국민과 당원동지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그 위력이 발휘된다. 지금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이 후보 단일화인가, 후보 교체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경선 과정 이전에 미리 짜인 본인들의 각본에 의한, 한덕수 후보 추대론에 지나지 않는다. 이건 단일화도 아니다. (그간의) 경선과 참여한 모든 국민, 당원, 후보들은 뭐게 되나"라며 "이것은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보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구체적으로 "(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날 저녁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 사무총장과의 회의에서 선대위 구성 얘기를 했지만, 당 지도부 입장은 '선 단일화 후 선대위 구성'이었다. 단일화되기 전에 선대위 구성 자체를 못하겠다고 했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가 전날 '누가 한덕수를 끌어냈나'라고 말한 것이 '누군가가 기획한 출마라고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본다"면서도 배후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좀 그렇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덕수, 꽃가마 태워주면 입당? 정체 뭔가" 직격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친 후 식당을 나서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또 한 후보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데 대해선 "단일화가 돼 꽃가마를 태워주면 입당하고, 그렇지 않으면 입당 자체도 안 한다고 한다. 무소속 후보 등록도 안 하겠다는 것이다. 정체가 뭔가"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김 후보가 역제안한 단일화 일정('14일 토론·15∼16일 여론조사')을 두고 당과 한 후보 측이 '시간 끌기'로 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투표일(6월 3일) 20일 이상 전이면 단일화에 충분한 시간"이라며 "무소속으로 등록도 안 하고 입당도 안 한다는 사람을 상대로 '유령'과 단일화를 하라는 게 올바른 정당 민주주의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김덕수(김문수+한덕수)를 강조했던 경선 당시와 단일화에 대한 지금의 생각이 같냐는 질문엔 "승리를 위해서는 누구와든 단일화해야 한다. 제가 단일화를 안 한다고 했나"라며 "단일화 시점과 방법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단일화가 무산되면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이 무거워질 수 있다는 지적엔 "한덕수로 승산이 있다면 살신성인으로 뭐라도 할 것"이라며 "그런데 과연 그런가. 그분이 동네 구의원 선거라도 해봤나. 그분은 훌륭한 공직자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어떻게 됐나. 훌륭한 분이었지만 선거판 들어와서 며칠 만에 그만두셨다. 이 판은 다른 판이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으신 분이 그것도 무도한 이재명 상대로 싸워 이긴다는 보장이 있다면 제가 업고라도 모시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전 감옥에 가더라도, 어떤 고문을 당해도 옳지 않은 것과 타협하지 않았다. 승패를 떠나 옳지 않은 것엔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 제 길을 떳떳하고 당당하게 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尹 잘라내는 건 정당 원리 안 맞아...사법부에 '이재명 카르텔' 존재"

▲<YONHAP PHOTO-3467> 질문에 답하는 김문수 대선 후보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5.8 [e-mail]/2025-05-08 10:40:02/<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토론에선 계엄·탄핵,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도 거론됐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정말 잘못된 것이다. 탄핵도 우리 당의 부끄러운 모습을 사과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면서도 "본인이 탈당하겠다고 하면 몰라도 지도부가 '인기 떨어지면 잘라낸다'는 건 정당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부정선거론'에 대해선 "선거관리위원회는 문제 제기에 대해선 성실하고 지속해서 답변하고 해명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의 관계에 대한 지적엔 "정치적 관계는 없다. 그 당(자유통일당)에 소속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또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법 파기환송심 첫 공판이 대선 이후로 연기된 데 대해선 "사법부 내 상당한 정도의 '이재명 카르텔'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