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정답을 주기보다 질문 이끄는 리더

입력 2025-04-2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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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애 지란지교소프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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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직의 리더로서, 나는 정답을 내려야 할 때보다 질문을 던져야 할 순간이 더 많아졌음을 체감한다. 누군가 “대표님, 이건 어떻게 해야 하죠?”라고 물었을 때, 솔직히 나 역시 누군가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고 싶은 순간이 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오히려 이렇게 되묻는다.

“만약 당신이 리더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정답은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찾아가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불확실성과 속도가 공존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기반 SaaS, AI 기반 생산성 도구들이 끊임없이 출현하면서, 우리가 정보를 처리하고, 의사결정을 내리고, 팀과 소통하는 방식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아무리 빠르게 발전해도, 조직이 성숙해지려면 충분한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변혁 시대엔 정답보다 ‘질문하기’가 중요

이런 변화의 파도 속에서 리더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빠르게 정답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이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팀원들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그 해답을 찾는 여정을 경험할 때 조직은 진짜로 강해진다.

유대인들의 지혜를 담은 ‘탈무드’에서는 배고픈 자식에게 물고기를 잡아 주라고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자녀양육법에 대한 오래된 가르침이지만, 우리 사회생활 특히 리더와 조직원의 관계에서도 공감가는 게 많은 교훈이다.

리더가 답을 주기보다 질문하는 법을 가르치고, 함께 고민해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고기를 주면 하루를 살 수 있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줘야 평생을 살 수 있는 이치와 같다.

지난해, 우리 회사는 업무 협업 플랫폼 ‘오피스넥스트’를 출시하며, 보안·소프트웨어(SW) 전문 기업에서 보안과 협업을 아우르는 B2B(기업 간 거래) SaaS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작했다. 동시에 기존 보안 솔루션의 고도화도 함께 이어가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했다. 사업적으로는 큰 ‘파도’를 넘는 시기였고, 회사 전체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바쁘게 움직였다.

그 과정에서 나는 구성원들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왜 이 일을 시작했지?”, “고객이 정말 원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지금 가장 중요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 때로는 이런 질문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불편함을 지나야 우리는 본질에 닿을 수 있다.

지식은 쌓는 것이지만, 통찰은 질문에서 나온다. 좋은 질문은 조직의 정체성을 붙잡아주는 닻이자, 다음 항해를 위한 나침반이 된다.

“지금 가장 필요한 질문은 무엇?” 고민을

나는 리더십을 ‘결정을 잘 내리는 힘’이라기보다,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힘’이라 정의하고 싶다.

때로는 팀이 흔들릴 때 대주자로 직접 뛰어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물길이 막히지 않도록 장애물을 치워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 모든 순간의 본질은 같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질문을 던지는 것.

그것이 리더의 첫 번째 역할이라고 믿는다. 생성형 AI가 빠르게 답을 생성해내는 시대일수록, 사람은 더 깊은 질문을 통해 함께 성장해야 한다. 이번 달, 나는 우리 팀에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질문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답을 함께 찾아가는 여정을 계속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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