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성 확보 중요…정치적 분열 겪으며 명확”

입력 2025-04-2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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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A 메달’ 만장일치로 수상 결정…OECD 사무총장과 공동 수상
수상소감 통해 중앙은행 독립성 강조…“계엄사태 때 객관적 방향 제시 가능”
과거 재정정책 발언 관련 “내수 빠른 위축, 침묵할 수 없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외교정책협회(FPA) 시상식에서 ‘FPA 메달‘을 수여받은뒤 수상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외교정책협회(FPA) 시상식에서 ‘FPA 메달‘을 수여받은뒤 수상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정치로부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면서 정부로부터 독립성뿐만 아니라 정치로부터 분리돼야 한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외교정책협회(FPA) 시상식에 참석해 ‘메달(Medal)’을 수상했다. FPA가 수여하는 상 중에서 ‘FPA 메달’은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 알려졌으며 역대 수상자로는 장 클로드 트리셰 전 ECB 총재, 폴 볼커 전 미 연준 의장,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등이 있다.

이 총재는 수상소감을 통해 “한국은행 총재로서 지난 5개월간 정치적 격동기를 겪으면서 저는 중앙은행 독립성의 중요성을 이전과는 다른 각도에서 깨닫게 됐다”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 총재는 “통상적으로 중앙은행 독립성이란 정부의 간섭이나 재정 우위로부터의 자유를 뜻하지만 최근의 정치적 난관들 속에서 저는 중앙은행이 정부로부터 자유로운 것뿐 아니라 정치로부터도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한국과 같이 대통령과 국회 다수당이 근소한 득표율차로 결정된 극심한 정치적 분열 하에서 더욱 명확해졌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정부 기관은 선출된 권력에 의해 임명되서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정부가 하려는 모든 정책은 태생적으로 정치적인 시각으로 해석되기 쉽다”며 “반면 중앙은행은 전 영란은행 부총재인 폴 터커가 언급한 것처럼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서 정치적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중립적이라고 인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특성에 힘입어 한국은행은 민감한 시기에도 계엄사태가 우리 경제와 환율에 미친 영향 등과 같이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사안에 대해 균형 잡히고 정치적으로 치우치지 않은 평가를 내리고, 가장 필요한 시점에 객관적 정책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최근 재정정책과 관련해 의견을 냈던 속내도 밝혔다. 최근 한국의 정치적 불안이나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예상치 못한 극단적인 상황이라면 중앙은행에게도 어느 정도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최근 정치적 혼란을 지나오는 과정에서 중앙은행 총재로서 제가 할 발언들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고 오해받을 우려에 대해 여러 고민을 했다”며 “예컨대, 대통령 탄핵이 조기대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재정 정책에 대한 양당의 견해가 상반되는 가운데 재정 부양책에 대해 언급할 경우 정치적 편향으로 비춰질 수 있었다. 그러나 중앙은행 총재로서 침묵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계엄사태 이후 내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고 있었다”면서 “또한 추경안이 초당적으로 통과된다면, 한국의 경제정책 만큼은 정치적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메시지를 국제 투자자들에게 줄 수 있어 국가신용 등급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한미 관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미국은 역사적 기로에서 한국이 공산주의가 아닌 민주주의로 나아가도록 이끌었다”면서 “복잡한 지정학적 긴장, 무역갈등 속에서도 굳건한 한미 관계는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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