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文정부, 불가능한 온실가스 목표 제시...실행률 1.9%"

입력 2023-11-21 14:00 수정 2023-11-2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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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적응 및 대응실태 보고서…"산업 부문 감축 목표량 56% 이행 어려워"

▲서울 시내 화력발전소 굴뚝에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화력발전소 굴뚝에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 당시 산업통상자원부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에 맞추기 위해 이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출했는데도 정부가 이에 대한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반영한 것으로 감사원의 감사 결과 확인됐다. 산업부는 NDC 수립 과정에서 실현 가능하지 않은 감축 수단을 선정해 산업부가 제시한 감축 목표량의 56%는 이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감사원은 21일 '온실가스 감축 분야 기후위기 적응 및 대응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요 감사 결과를 밝혔다.

감사원은 전임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21년 발표한 '2030 NDC 상향안'의 감축 목표가 비현실적이고, 각종 시책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상향안’ 수립체계의 적정성과 주요 온실가스 감축 시책의 효과성 등을 진단하고, 개선안을 제시하고자 감사에 착수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률 목표를 기존 2018년 대비 26.3%에서 40%로 확대하는 '2030 NDC 상향안'을 확정해 발표한 바 있다.

감사 결과, '2030 NDC 상향안' 산업 부문의 경우 우리나라 여건에 비춰 실현 가능성이 낮거나 감축량 산정근거가 미흡한 감축 수단들이 포함된 채 최종안이 확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온실가스센터, 산업부 등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 시 단계별 수립 주체들이 객관적인 근거를 갖고 감축 수단과 감축 목표량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는 체계가 미흡했고, 산업 부문 주무 관서인 산업부가 업무를 철저히 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가·부문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을 지원하는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기초자료 작성 시 전문가 집단을 구성·활용하지 않고, 과거 자료나 언론보도 등을 참고해 임의로 감축 수단과 감축 목표율을 결정했다. 가령 산업 부문 철강 업종의 감축 수단인 '에너지 절감률 13%'의 경우, 2018년 수립했던 '2030 NDC 로드맵 수정안'의 목표율 11%에서 근거 없이 2%포인트(p)를 상향하는 방식으로 감축 수단 및 감축 목표율을 결정했다. 온실가스센터는 이같은 방식으로 산정된 감축 수단과 수단별 감축 목표량의 적정성에 대해 외부 전문가 등에게 자문을 구하는 절차도 밟지 않았다.

NDC 정부안을 확정하는 환경부의 검증 과정도 미흡했다. 환경부는 NDC 정부안 초안을 작성한 뒤 부처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산업부가 산업 부문 목표 배출량을 하향 조정하고, 감축 수단의 감축 목표율을 임의로 낮추고 있었는데도 이에 대한 검증 과정 없이 그대로 수용했다. 환경부와 산업부는 2021년 당시 대통령 주재 장관급 회의에서 협의된 국가 감축 목표율 '40%'에 대응되는 산업부문 감축 수단을 모두 마련하지 못하고, 이를 NDC 정부안을 심의하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추가 발굴하는 것으로 미룬 채 정부안을 확정했다.

산업부는 산업 부문 온실가스 감축 수단 선정 등 이행 방안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감사원이 이번 감사에서 '2030 NDC 상향안'에 최종 반영된 산업 부문 총 29개 감축 수단 중 객관성 등 검증이 불가능한 19개를 제외한 10개 수단의 실현 가능성을 점검한 결과, 3개 수단의 실현 가능성이 낮아 2018년 대비 산업 부문 전체 목표감축량 3790만 t(톤)CO2eq의 56.16%에 해당하는 2128만5000톤CO2eq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부는 2030년까지 석유화학 제품의 주원료인 납사(나프타)의 18%를 바이오납사로 전환해 총 1180만tCO2eq의 감축을 계획했지만, 2030년 기준 바이오납사 국내 수급량은 필요량인 2360만 톤보다 2315만t 부족한 45만t으로 예상돼 감축 가능한 온실가스량은 본래 목표량의 1.9%인 22만5000tCO2eq에 불과했다. 아울러 산업부는 산업단지 열병합 발전설비의 연료를 석탄·석유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해 총 490만tCO2eq의 온실가스 감축을 계획했으나, LNG가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고려하지 않아 감축량이 232만tCO2eq 과다 산정됐다. 이외에도 산업부는 기타 제조, 건설업 등에서 연·원료 대체로 739만tCO2eq 감축을 계획했지만, 감축 수단을 제시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실현 가능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수립될 수 있도록 체계 개선은 환경부에, 실질적인 감축 수단 확보 등 수립업무개선은 산업부에 통보했다. 환경부는 부문별 소관 부처가 제시한 감축 수단과 감축 목표량의 상호 검증을 통해 실현 가능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설정될 수 있도록 수립 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산업부에는 달성 가능성이 낮은 감축 목표가 수립되는 일이 없도록 온실가스 감축목표 수립 업무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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