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병용 임상, 타 임상과 비교 불가…고속도로서 50㎞마다 속도 측정한 수준”

입력 2023-10-27 16:50 수정 2023-10-2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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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CT·MRI 횟수 많아 ‘무진행생존기간’ 짧다 보기 어려워”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이 2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관에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 임상 ‘마리포사(MARIPOSA)’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이 2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관에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 임상 ‘마리포사(MARIPOSA)’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공개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 임상 ‘마리포사(MARIPOSA)’에 대해 해당 임상시험 책임자인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이 다른 임상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철저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27일 조 센터장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관 K룸에서 마리포사 임상 연구에 대해 설명했다. 일각에서 렉라자 병용 임상과 타그리소와 화학 항암 병용 요법인 ‘플라우라(FLAURA)2’ 임상과 비교하며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이 짧아 그동안의 예측과 차이가 있어 ‘기대 이하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에 대해 반박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번 임상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군과 타그리소 단독군, 렉라자 단독군으로 총 1074명의 임상 참여환자가 참여했다. 각각 429명, 429명, 216명으로 편성됐다. 렉라자 단독군의 mPFS는 18.5개월로, 타그리소 단독군의 16.6개월보다 약 2개월 길게 나타났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군의 mPFS는 23.7개월로 나왔다.

조 센터장은 이번 마리포사에 대해 “전무후무한 큰 연구”라며 “앞으로 5~6년간 나오기 힘든 임상이다. 다른 임상과 다른 점을 설명하자면 모든 환자에게 뇌 MRI를 8주마다 찍었고, CT도 8주마다 찍었다. 병용요법과 타그리소와 비교해서 세밀하게 보기 위함이었다. 마치 고속도로에서 50㎞마다 스피드건으로 속도를 측정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앞서 진행된 ‘플라우라1·2’나 렉라자 단독 요법 승인 위해 이뤄진 ‘레이저(LASER 301)’ 임상에서는 이렇게까지 진행하지 않았다. 조 센터장은 “뇌 MRI와 CT를 매우 촘촘히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다른 비교대상 연구보다 PFS가 짧아질 수밖에 없었다. 타 임상과 직접 비교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무진행생존기간(PFS)을 판단하는 것도 연구자의 결정이 아닌 독립적중앙검토위원회(BICR)의 객관적 근거로 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덧붙였다. 조 센터장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연구자의 판단이 아닌 BICR을 근거로 했을 때 PFS가 1개월 정도 짧게 나온다.

플라우라2에서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뇌 MRI, CT 등을 촬영하지 않았고, 연구자의 결정에 따라 무진행생존기간을 판단했고, 뇌전이에 대해 확인된 환자에서만 MRI나 CT 촬영이 진행됐다. 흉부와 복부 CT는 처음에는 6주, 이후 12주마다 찍어 임상 30개월 기준 마리포사의 CT촬영이 5회 더 많았다.

조 센터장은 “같이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마리포사의 경우 스피드건이 더 많았던 셈”이라며 “속도를 조금만 위반해도 빨리 검출되므로 PFS가 짧아질 수밖에 없었다. 플라우라2와 직접 비교하면 안된다. 이를 비교하는 건 기울어진 운동장에 세우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마리포사를 플라우라2와 같이 연구자 결정에 따르고, MRI·CT 촬영을 적게 했다면, PFS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 센터장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PFS가 27.5개월, 타그리소 단독은 18.5개월로 9개월 차이나게 될 것”이라며 “기존 표준치료인 타그리소보다 임상적,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PFS 이득이 있다”고 강조했다.

마리포사 임상에서 Grade 3 이상의 이상반응은 75%로 나왔다. 타그리소 단독요법 43% 대비 32%p 높게 확인됐다. 이에 대해 조 센터장은 “사망으로 이어진 이상 반응은 렉라자+리브리반트군 8%, 타그리소 단독요법군 7%로 두 군이 유사했다.

치료제와 관련해 투약을 중단한 건 10%밖에 되지 않는다. 투약과 관련된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Grade 1~2로 손발톱염증, 피부발진 등 경증 부작용이었다. 안전성 측면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의 부작용은 관리가 필요하지만, 생명에 지장을 줄 만큼 우려스러운 부작용들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존슨앤드존슨(J&J)은 올해 안에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신청(NDA)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렉라자 단독요법에 대해서도 NDA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한양행은 2018년 얀센과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대상 렉라자 권리를 12억5500만 달러(약 1조6000억 원)에 기술수출한 바 있다. 현재까지 수령한 기술료는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 원)이다. 렉라자가 비소세포폐암에 대해 1차 또는 2차 치료제로 FDA 품목허가받는 경우, 유한양행은 얀센으로부터 품목허가에 대한 기술료를 추가 수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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