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6개월’ 너무 짧은 군사법원법상 보상청구 기간…헌재, “위헌” 결정

입력 2023-08-3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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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8대 1…옛 군사법원법 제227조의 12 제2항 ‘헌법 위반’

헌법재판소가 31일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군사법원 피고인의 비용보상청구권 제척기간을 ‘무죄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로 정한 옛 군사법원법 제227조의 12 제2항에 대해 헌법에 위반된다는 ‘위헌’ 결정을 선고했다.

▲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헌법재판관들이 착석해 있다. (연합뉴스)
▲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헌법재판관들이 착석해 있다. (연합뉴스)

법정 의견 중 유남석‧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 4명의 위헌 의견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된다는 것이고, 이은애‧이종석‧이영진‧정정미 재판관 4명은 평등 원칙에 반해 위헌이란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서는 해당 조항은 평등 원칙에 위반되지만 단순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을 해야 한다는 김형두 재판관의 주문에 관한 반대 의견이 있다.

청구인은 2017년 6월 27일 육군교육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강간죄 등이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가 그 해 12월 6일 항소심인 고등군사법원에서 강간의 점은 무죄를, 나머지 죄에 대해 유죄를 각각 선고받아 같은 달 14일 확정됐다.

청구인은 2020년 3월 3일 고등군사법원에 군사법원법 제227조의 11에 따른 비용보상청구를 함과 동시에 비용보상청구권 제척기간을 정한 군사법원법 제227조의 12 제2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했다. 고등군사법원은 무죄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의 청구기간이 도과했다는 이유로 같은 해 3월 11일 청구인의 비용보상청구를 각하함은 물론 제청신청까지 기각했다. 청구인은 2020년 4월 11일 해당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걸린 헌재 상징. (박일경 기자 ekpark@)
▲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걸린 헌재 상징. (박일경 기자 ekpark@)

유남석‧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 등 4인은 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군사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 피고인이 비용보상청구권을 ‘무죄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재판상 청구해야 한다고 정하면서, 비용보상청구권자의 재판청구권과 재산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애‧이종석‧이영진‧정정미 재판관 등 4인은 평등 원칙을 위반했다고 봤다. 무죄를 선고받은 비용보상청구권자가 형사소송법이 적용되는 피고인인지와 군사법원법이 적용되는 피고인인지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심판대상 조항의 제척기간이 형사소송법상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보다 짧은 데에는 이런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 이유가 존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형사소송법 제194조의 3은 비용보상에 따른 청구는 무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무죄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5년 이내에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평등 원칙을 위반했다고 본 재판관들은 “심판대상 조항은 군사법원법의 적용을 받는 비용보상 청구권자를 형사소송법의 적용을 받는 비용보상 청구권자에 비해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헌법에 위반되는 근거 및 주문에 관한 의견은 다르지만,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을 정한 구 군사법원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점에 대해선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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