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반도 정조준한 태풍 ‘카눈’… “안전한 곳이 없다”

입력 2023-08-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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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이 내일 오전 경남 통영으로 상륙해 한반도를 수직 관통할 것으로 예보됐다. 한반도에 상륙하는 시점의 중심기압은 970hPa(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은 35m/s(시속 126㎞)로 예보됐다. 풍속 15m/s 이상 구역인 강풍 반경은 310㎞로 전망되고 있다. 한반도 전역이 내일 온종일 태풍권에 들어가는 셈이다. 기상청은 “전국에 안전한 곳이 없다”고 했다. 엄중한 경고다.

카눈 상륙 시점의 위력은 기차를 탈선시킬 수 있는 ‘강’ 등급이다. 이동 속도는 여느 태풍의 절반 수준인 시속 15~20㎞에 그친다. ‘거북이 태풍’이다. 주변 고기압 세력에 막혀 유난히 느리게 북상하면서 피해를 키운다는 뜻이다. 기상청은 어제 수시브리핑을 통해 태풍이 통영 상륙 후 중심을 경기·강원 사이에 두고 북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눈은 전주 북동쪽에서 강도 중급으로 바뀌어 내일 오후 수도권을 직격한다. 11일 오전엔 휴전선 이북으로 넘어가지만 앞서 강급 태풍의 직격을 받는 남부지방은 물론이고 중급 위험 반경에 놓이는 수도권도 비·바람 피해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카눈은 2012년 9월 17일 통영에 상륙한 태풍 ‘산바’와 유사점이 많다. 산바는 영남권에 집중적인 타격을 가했다. 당시 영남권에서 2명이 사망하고 384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카눈은 역대 4번째 인명 피해 기록을 남긴 2002년 루사와도 비견된다. 루사도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제주에 1000㎜, 강원 강릉에 870㎜ 등 물 폭탄을 뿌렸다. 당시 사망·실종 246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재산 피해 규모도 5조1479억 원이다. 이런 엄청난 피해를 다시 감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민 개개인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미 초비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름휴가 일정을 하루 줄여 어제 업무에 복귀하고 카눈 대비 회의를 주재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태풍 대비를 관계부처에 긴급지시하면서 “재난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각 지자체의 신속한 상황파악과 적극적인 현장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재난 대응에 적극 임하도록 당부했다. 하지만 회의·지시만으로 만반의 대비가 이뤄지지는 않는다. 정부는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면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완수하고 지자체들은 곳곳에 안전 사각지대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물샐 틈 없이 점검해야 한다.

수많은 국민은 앞서 장마철에 불거진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14명의 무고한 목숨이 허망하게 희생됐다. 경북 예천에서도 산사태 참극이 발생했다. 장마철에 약해진 곳곳의 지반에 카눈이 새로 실어나를 물 폭탄이 대량으로 타격을 가하고 여기에 기차를 흔들 수도 있는 강풍까지 더해지면 어떤 불상사가 발생할지 모른다. 자연재해에 인재까지 겹치면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국민 분노와 원성밖에 남지 않는다. 유비무환의 자세를 거듭 추스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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