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인재'…부실 임시제방, 호우ㆍ홍수경보에도 통제 안 해 [종합]

입력 2023-07-2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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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실, 총 36명 수사 의뢰…비위행위 공무원 63명 징계 요구

▲15일 오전 8시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미호강에서 범람한 흙탕물이 덮치고 있다. 지하차도 CCTV 캡처. (연합뉴스)
▲15일 오전 8시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미호강에서 범람한 흙탕물이 덮치고 있다. 지하차도 CCTV 캡처. (연합뉴스)
이달 15일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청북도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는 결국 '인재(人災)'였다. 부실하게 쌓은 임시제방, 호우ㆍ홍수경보에도 지자체도 경찰도 소방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정부는 사고 관련자 36명을 수사 의뢰하고 비위행위가 적발된 공무원 63명은 징계 요구키로 했다.

국무조정실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 감찰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조실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17일부터 26일까지 10일간 충북도, 청주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충북경찰청, 충북소방본부 등에 대해 강도 높은 감찰조사를 벌였다.

우선 사고 원인은 미호천교 아래의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하고 부실한 임시제방을 쌓은 것과 이를 제대로 감시・감독하지 못한 것이 선행 요인으로 나타났다.

또 호우경보와 홍수경보가 발령된 비상상황에서 신고 등 수많은 경고가 있었음에도 궁평2지하차도와 주변 미호강과 관련된 여러 기관이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국조실은 우선 행복청은 ‘오송∼청주(2구간) 도로확장공사’를 발주한 기관으로서 해당 공사를 시행하는 시공사와 감리사가 하천점용허가를 위반해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한 후 하천법 등에 따른 규격에 미달되는 부실한 임시제방을 설치한 것을 관리·감독하지 못했다.

또 제방 붕괴 상황 인지 후, 재난 관련 유관기관에 신속하게 상황을 전파하는 등 비상상황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충북도는 궁평2지하차도 관리 주체이자 교통통제 권한을 가진 기관으로서 사고 당일 홍수경보가 발령됐고 미호천교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며 사고 발생 이전 궁평2지하차도 통제기준이 충족됐음에도 이를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않고 교통통제를 하지 않았다. 아울러 사고 당일 미호천 범람 위험 신고를 받았음에도 비상상황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충북경찰청은 사고 당일 두 차례의 미호천교 범람 및 궁평지하차도 통제 관련 112 신고를 접수했으나 실제 현장에 출동하지 않고 출동한 것으로 112신고 시스템에 입력 및 종결 처리했다.

청주시는 유관기관으로부터 미호강 범람 관련 위기 상황 통보를 받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충북소방본부는 119신고에 따라 범람현장에 출동한 유일한 기관이나, 현장요원의 상황보고에도 불구하고 119종합상황실에서 가용 인력과 장비를 신속하게 투입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특히 사고 전일(14일) 오후 5시 21분께 미호천교 공사현장 임시제방 관련 신고를 접수하고도 유관기관에 전파하지 않았다.

국조실은 이번 감찰을 통해 대검 수사 의뢰를 결정한 인원은 5개 기관 공직자 34명과 공사현장 관계자 2명 등 총 36명이라고 밝혔다. 36명의 수사 의뢰 대상자에는 민간인이 2명, 책임자인 간부급 공무원(실·국·과장급)이 12명 포함돼 있다.

국조실은 수사 의뢰 외에 추가로 5개 기관 63명의 공직자의 비위행위를 소속기관에 통보해 비위행위에 상응하는 징계 등의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관련 기관별로 직접적 지휘감독 책임이 있는 관리자에 대한 인사조치를 추진한다. 이는 이번 사고의 심각성을 감안해 해당기관에 직접적인 지휘감독 책임이 있는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 직위해제 등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감찰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번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재난대응체계의 전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범부처 TF를 통해 재난대응 거버넌스 강화, 지하차도 인명피해 근절을 위한 통제기준 개선, 진입 차단시설 설치 확대 및 의무화, 안전중심 물관리를 위한 준설 등 하천정비 확대, 산사태 취약지구 관리제도 전면 재검토 등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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