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원·달러 환율, 수출-GDP에 달렸다

입력 2023-04-24 16:05 수정 2023-04-2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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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연고점 또 경신
원화가치 하락률 및 원화 변동성 최고 수준
무역수지 적자 해소돼야… 원화 매력 살아날 듯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

안정세를 찾는 듯했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출렁이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체력이 허약해지고 있는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무역 수지 14개월 연속 적자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역시 뚜렷한 반등을 보이지 못한다면 원화의 매력을 높이기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월 2일 1220.3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중 1337.1원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0일 장중 1332.3원으로 연고점을 경신한 환율은 2거래일 만에 다시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이날 환율은 종가기준으로도 전날보다 6.6원 오른 1334.8원을 기록하며 21일 세운 연고점(1328.2원)을 또 경신했다.

최근들어 원·달러 환율이 치솟자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이 지난 13일 외환스왑을 단행해 1290원대까지 끌어 내렸지만, 얼마 못 가 다시 외환스왑 이전 환율로 복귀했다.

특히 최근 원화 가치 하락률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더 크다. 이처럼 이례적인 원화 약세는 무역수지 충격이 주요 요인이다.

유은혜 한은 조사역은 최근 한은 블로그에 올린 보고서에서 "지난 2월 중 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률(1월 말 대비 2월 말 변화율)은 주요 통화국 평균의 두 배를 넘어섰다"며 "상당 부분이 무역수지 충격으로 설명된다"고 했다.

실제 한국과 마찬가지로 무역수지가 악화한 태국·남아프리카공화국·아르헨티나 등의 통화 가치도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약세를 보였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3개월간 원화의 상대적 약세가 심화한 주요 배경에는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업황 악화와 OPEC+ 깜짝 감산에 따른 국제유가 반등 등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환율 변동성도 확대됐다. 3월 중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폭은 8.7원으로 전월(7.8원)보다 커졌다. 변동률은 0.66%로 주요국 가운데 브라질(0.6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환율 변동성이 높아지면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돼 투자, 수출, 생산성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 저하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이는 다시 우리 경제의 수출과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 환율 전망도 밝지 않다. 무엇보다 무역수지가 지난 3월까지 13개월 연속 적자 행진 중이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낸 지난해(478억 달러)의 절반을 이미 넘었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오지 않으면서, 한국의 수출 반등도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크다. 경상수지도 1, 2월 연속 적자였다. 경상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낸 건 2012년 1~2월 이후 11년 만이다.

수출이 흔들리면서 국내총생산(GDP)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은은 25일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을 발표할 예정인데,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 우려된다.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다 해도 0%대로 성장률은 미미할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으로 우리나라 1분기 GDP성장률은 전기비 0.3%로 예상되고 있다"며 "만약 예상치를 상회하는 성장률이 발표될 경우 하반기 국내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 등으로 원화 가치가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면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에는 원화 가치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가뜩이나 미국, 중국, 유로존의 올해 GDP컨센서스가 상향조정되는 반면, 한국의 경우 계속 내려오며 경쟁국에 점차 뒤처지고 있다"며 "1분기 GDP 마저 부진하다면 당분간 원화 자산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본부 재입주를 기념해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 통화스왑 관련 질문에 "한·미 정상회담에서 통화스왑 얘기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라며 "우리나라는 현재 채권국으로, (통화스와프가) 현재 우리에게 왜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계속 이런(통화스와프 체결) 얘기를 하면 밖에서 볼 때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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