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법 개정안 D-3…대통령 거부권만 남나

입력 2023-03-2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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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생산량·쌀값 하락 기준 강화 중재안 소용 없어 …여야정 모두 수용 불가

▲김진표 국회의장이 2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여야 원내지도부를 불러 양곡관리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3월 첫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2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여야 원내지도부를 불러 양곡관리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3월 첫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흘 뒤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여야정 모두 수용 거부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민주당 수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이번 정권의 대통령 거부권 1호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20일 국회와 정부 등에 따르면 민주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초과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쌀값이 평년보다 5% 하락하면 자동으로 시장격리를 발동, 정부가 초과분을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발의됐다.

올해 1월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가 결정됐고,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간 의견차를 좁힐 수 있도록 중재안을 제시했다. 중재안은 의무매입을 위한 초과생산량 기준을 3~5%, 쌀값은 5~8%로 강화하는 내용이었고, 민주당은 이를 수용했었다.

하지만 여야 합의는 계속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지난달 말 김 국회의장은 본회의 상정을 보류하면서 새 중재안을 내놨다. 여야 합의를 통해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새 중재안은 기준을 더욱 강화했다. 초과생산량 기준은 3~9%, 쌀값은 5~15%로 높였다. 이 기준이 충족되면 국회가 정부에 매입을 권고하고, 정부가 매입을 하지 않을 때는 사유를 국회로 보고하도록 했다.

하지만 여야정 모두 이 중재안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여당은 핵심인 의무매입 조항이 있는 한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도 전략작물직불제를 비롯해 쌀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한 제도들이 있고, 이를 활용해 수급안정에 나서는 한편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의무매입 조항을 제외하는 것이 정부의 의견"이라고 언급했다.

야당은 쌀 초과생산량과 쌀값 기준이 당초 안보다 확대되면서 개정안의 취지가 훼손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누더기 양곡관리법'이라는 표현을 내세우며 갈수록 후퇴하는 내용의 중재안은 통과되더라도 의미가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양곡관리법이 정쟁의 도구로만 활용되고 있다며 건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실장은 "법 개정 취지가 쌀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고 쌀 가격을 안정시키자는 건데 중재안이 시장 발동 기준을 지나치게 높게 잡아 농가에 해가 될 수 있다"며 "무의미한 정치적 공방을 멈추고,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건설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국회의장은 이번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민주당 수정안으로 표결하겠다고 선언했고, 여야가 간극을 좁히지 못한 상황에서 개정안은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본회의 통과 이후 남는 것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다. 윤 대통령은 이미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수차례 부정적 의견을 피력해온 만큼 실제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한 법안은 재석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조건을 통과해야 법률로 확정되고 미달하면 폐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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