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통보 받았지만…감탄사 터지는 실리콘밸리 퇴직 위로금 클라쓰 [이슈크래커]

입력 2023-01-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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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메타, 아마존, 트위터, 테슬라 등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에도 칼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어닝 시즌을 앞둔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감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MS까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건데요. 경제전문매체 CNBC의 1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기술 기업에서 6만 3780명 이상이 직장을 잃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직장을 잃은 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다운 남다른 스케일의 퇴직금 ‘클라쓰’ 때문입니다.

실리콘밸리 공룡 MS의 전격 해고…보상안에 눈길

사티아 나델라 MS CEO(최고경영자)는 18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3월까지 1만 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직원(20만 명)의 5% 수준에 해당하는 대규모 감원인데요. 2014년 1만8000명을 해고한 이후 최대입니다.

나델라는 “일부 영역에서 감원을 진행하며 핵심 전략 영역에서는 고용을 지속 할 방침”이라고 발표했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기 침체로 제품 판매와 온라인 광고 매출 등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합니다.

눈길을 끄는 건 해고 직원들에 대한 보상안입니다. MS는 △평균 이상의 퇴직금 △6개월간 의료 보장 △향후 6개월 안에 발생하는 주식 보상 △경력 전환 서비스 △해고 60일 전 통지 등을 약속했습니다. 미국 이외 다른 나라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혜택 역시 국가별 고용법에 따라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AP뉴시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AP뉴시스)

의료보험부터 구직 지원까지…경영자도 고심

MS뿐만이 아닙니다. 감축을 예고하거나 시행한 대다수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정리해고와 함께 두툼한 보상안을 내밀었습니다. 1만8000명 정리를 예고해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감원을 진행 중인 아마존도 적지 않은 보상을 챙겨줬는데요. 3개월분 일시금과 근속 6개월 당 1주일 수준에 해당하는 추가 급여를 약속했습니다. 여기에 의료 보험 12주분을 상세할 주급, 그리고 이직 지원 등도 제공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죠.

사실 미국에는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아도 됩니다. 의무가 아니거든요. 그런데도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일반적인 기업들이 제공하는 ‘퇴직 패키지’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퇴직자들의 재취업을 돕는 ‘아웃플레이스먼트(Outplacement·퇴직자의 재취업이나 창업을 돕는 종합 지원)까지 합니다. 이렇게 풍성한 퇴직 보상안은 경영자들 나름의 고민 끝에 나온 해고 충격 완화 대안으로 보입니다.

경영자들 역시 대규모 해고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죠. 인원 감축을 한 번에 할 지 여러 차례에 걸쳐 할 지부터, 통보는 대면으로 해야 하는지 혹은 비대면으로 해야 할지 등 다양한 요소들을 두루 고려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인재 영입 만큼, ‘잘 헤어지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웃플레이스먼트는 실직자의 심리적 충격 완화를 위해 1980년대 미국에서 널리 퍼진 퇴직 지원 제도입니다. 지난해 12월 음식 배달업체 도어대시의 토니 쉬 CEO가 직원 1250명 해고를 발표하며 “해고자들이 새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가능한 많은 시간을 주겠다”고 말한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퇴직자들은 재취업을 위한 대기 시간을 확보하고, 경력과 적성을 살린 일자리를 찾는 컨설팅을 받을 수 있습니다. 타 업계 비해 넉넉한 실리콘밸리의 ‘퇴직 패키지’도 이러한 배경에 연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AP뉴시스)
▲(AP뉴시스)

이직·창업·휴식…퇴직금으로 활로 마련

퇴직자들은 새 길을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해고 통보의 씁쓸함을 피할 수는 없지만, 대개 기술과 능력을 인정받은 인재인 만큼 새로운 기회도 많습니다. 실리콘 밸리의 새 직장을 찾는 건 가장 흔한 방법인데요. 실리콘밸리에 있는 4만 개 이상의 스타트업 들은 여전히 기술자를 찾고 있습니다. 곧바로 이직 시장에 진입한 대기업 출신 구직자들은 최고의 지원자죠. 이 때문에 최근 공룡 기업들의 긴축 운영에 휩쓸린 빅테크 기술자들은 이직 시장 진입이 비교적 쉽습니다.

WSJ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구인·구직 사이트 집리크루터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기술업계 해고자들의 약 40%가 구직 한 달 이내 이직에 성공했다고 분석했습니다. 79%는 3개월 안에 새 직장을 얻는 데 성공했죠. 지난해 4~10월 사이 구직에 6개월 이상을 소요한 기술 노동자는 5%에 불과합니다. 줄리아 폴락 집리크루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규모 정리해고, 채용 동결, 기술 분야 비용 절감에도 불구하고 기술 분야 노동자의 재취업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기술 노동자는 여전히 가장 인기 있는 노동자”라고 말했습니다. 이직을 ‘연봉 상승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는 실리콘 밸리의 문화는 아직 유효한 셈입니다.

재취업 대신 창업에 나서는 퇴직자들도 많습니다. 해고 근로자 20명에게 10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씩 투자하는 ‘데이 원 벤처’의 벤처캐피털에는 1000명 이상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데이 원 벤처는 주로 메타, 트위터 등 IT 기업 해고자들이 벤처캐피털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외에도 퇴사 후 휴식을 선택하거나, 퇴직 보상금을 바탕으로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서는 퇴직자들이 대거 쏟아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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