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우리 동네 카페가 문 닫았네”…소상공인 경기 5개월 만에 최저치

입력 2023-01-02 15:13 수정 2023-01-0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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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체감ㆍ전망 지수 모두 하락
경기 지수 하락 원인으로 ‘경기가 좋지 않아서’가 다수 꼽힘
대출 사상 첫 1000조원…이자유예 종료 올해 말 경기 하락 극대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체감 경기가 석달 연속 악화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일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 모습. (연합뉴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체감 경기가 석달 연속 악화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일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 중랑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 중인 박 모 사장(51)은 새해 첫날부터 오른 최저임금으로 기존 2년간 함께 일 해온 아르바이트생을 잘랐다.

#경기 김포시에서 5년간 배달 전문 점포를 운영 중인 김 모 사장(33)은 새해 초부터 정부의 폐업 철거지원금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기 지수가 고물가ㆍ고금리 등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2022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12월 체감 경기지수(BSI)는 56.5로 전월 대비 0.5포인트(p) 하락했다. 1월 경기 BSI도 77.8을 기록해 전월 대비 4.2p 줄어들었다. BSI가 100을 초과하면 경기가 호전된 것으로, 미만이면 악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의 체감 BSI는 지난 8월에서 9월 58.8에서 71.6으로 증가했지만 9월 이후부터 내리 하락했다. 소상공인들은 지난달 체감 경기가 악화한 이유로 ‘경기가 좋지 않아서’(48.7%)를 가장 많이 꼽았다. ‘물가 및 금리 상승’도 21.9%를 차지했고 ‘유동인구 감소’가 20.4%로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전월 대비 5.7p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어 개인서비스업(-5.6p)과 수리업(-5.2p)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전통시장의 체감 경기는 더 심각했다. 지난달 전통시장 체감 BSI는 54.0으로 전월 대비 4.0p 떨어졌다. 소상공인 체감 경기보다 약 3.5p 더 하락한 셈이다. 전통시장 체감 BSI 역시 8월과 9월 사이 증가했다가 이후 줄곧 내림세를 기록했다.

소상공인들은 새해 첫 달 경기 전망도 악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1월 전망 BSI는 77.8로 전월 대비 4.2p 하락했다. 지난 9월에서 10월 89.9에서 91.3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1월까지 13.5p 내리 줄어들었다. 다만 전통시장은 설날 명절로 인한 매출 증가 사유로 1월 전망 BSI는 86.5로 전월 대비 8.0p 상승했다.

▲소상공인 체감·전망 경기 지수(BSI) 추이 (사진제공=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상공인 체감·전망 경기 지수(BSI) 추이 (사진제공=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새해 시작 경기 악화 사유로는 12월 체감 경기와 같게 ‘경기가 좋지 않아서’(31.7%)가 가장 많았다. ‘날씨 등 계절적 요인’(30.4%), ‘유동인구/고객 감소’(14.7%) 등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스포츠 및 오락 관련업이 전월 대비 14.8p 가장 큰 폭 줄어들었고, 이어 음식점업이 11.6p 등의 순으로 전월 대비 하락했다.

문제는 경기 지수 내림세가 올해 말부터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소상공인ㆍ자영업자의 부실 위험의 주요인으로 꼽히는 대출은 사상 처음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이자유예ㆍ만기연장 포함한 소상공인의 금융지원 조치가 끝나는 올해 말부터 이들의 대출 상황은 급격히 악화할 전망이 크다.

이에 카페를 운영하는 박 사장은 “코로나19 때보다는 매출은 나아졌지만, 대출금리와 인건비가 올라 운영방식을 전면 개편할 것”이라며 “올해부터 인건비가 필요 없는 무인 점포로 운영하기 위해 사업체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 점포를 운영하는 김 사장도 “코로나도 버텼지만 갈수록 매출은 줄어들고 이자 낼 돈도 부족해 결국 폐업을 하려고 한다”며 “폐업 철거업체도 찾는데 돈도 많이 들어가고 절차도 복잡해 가게 문 닫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보고서는 올해 말 자영업자 부실위험규모는 취약차주 최대 19조5000억 원, 비취약차주의 경우 19조7000억 원까지 커지리라 전망했다. 이 경우 총 부실위험 대출 규모는 39조2000억 원에 달한다. 취약차주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 하위 30%의 저소득자이자 신용등급 하위 7~10등급의 저신용자를 뜻한다.

한은 관계자는 “취약차주 채무 재조정을 촉진하고 정상 차주에 대한 금융지원 조치의 단계적 종료, 만기일시상환 대출의 분할상환 대출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며 “금융기관들이 자영업자 대출 부실 증가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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