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광주 화정 아이파크 ‘전면 재시공’ 초강수…정몽규 결단 통할까

입력 2022-05-05 15:00 수정 2022-05-0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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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 행정징계 앞두고 고육지책
붕괴 201동 포함 전면철거 결단
비용 3750억·70개월 소요 전망
"입주 예정자들 안전 우려 해소"

▲서울 용산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열린 광주화정동 아이파크 사고수습관련 추가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정몽규 회장(왼쪽) 등 관계자들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용산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열린 광주화정동 아이파크 사고수습관련 추가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정몽규 회장(왼쪽) 등 관계자들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화정 아이파크 8개 동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을 선언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고육지책’ 결단이 철거 후 재시공으로 이어졌다. 국내에서 공사 중이던 아파트 건물이 무너져 단지 전체를 철거하고 다시 짓는 일은 처음이다. 올 상반기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 행정당국의 징계를 앞두고 회사의 극약처방이 얼마나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HDC현산은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수습을 위해 사고가 난 201동을 포함해 8개 동 모두를 철거 후 재시공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입주 예정자의 요구사항인 화정동 아이파크 8개 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짓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 회장은 사고 직후 기자회견에서 나머지 동은 안전 점검 과정을 거쳐 이상이 있으면 재시공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입주 예정자의 이의제기가 계속되자 단지 전체 재시공 결단을 내렸다. HDC현산 관계자는 “발표 전날 밤늦게까지 회의를 거쳐 (철거 후 재시공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며 “정 회장이 직접 결정 후 발표에 나선 것도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 회장은 “지난 4개월 동안 입주예정자와 보상 여부를 놓고 얘기해왔는데 사고가 난 201동 외에 나머지 계약자들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컸다”며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방법은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회사는 철거 후 재시공까지 최대 70개월(5년 10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원기 HDC현산 대표이사는 “철거 방법은 정하지 않았고 국내에서도 (전면 철거는) 사례를 찾을 수 없다”며 “재시공까지 70개월 정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철거 후 재시공이 결정된 만큼 기존 입주 예정자 보상 금액 규모도 만만찮다. HDC현산이 부담해야 할 추가 비용은 2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기존 손실 추산 비용 1750억 원까지 포함하면 약 3750억 원에 달하는 사고 수습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승부수’ 던진 HDC현산, 행정당국 중징계 면할까

HDC현산이 광주 화정 아이파크 전면 재시공을 결정하면서 위기에 몰린 회사가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당장 국토부는 해당 사고로 노동자 6명이 사망한 만큼 ‘등록 말소’ 등 징계 최대수위 처벌을 언급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사고 현장을 찾아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와 같은 사고가 다시 일어난다면 기업은 망해야 하고 공무원은 감옥에 가야 한다”고 말하는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처분 권한을 보유한 서울시 역시 등록말소 등을 포함한 강력한 처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HDC현산은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만큼 중징계를 또 받으면 회사 경영에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HDC현산의 전면 재시공 결정은 기업의 계속 존립과 이미지 회복을 위해서 단기적으로는 비용 손실을 보더라도, 장기적으론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회사가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인 만큼 행정당국의 징계 수위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원 후보자는 이날 정 회장의 기자회견 직후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이라는 고뇌에 찬 결단이 우리나라의 안전 문화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는 1월 11일 오후 건물 한 개 동 일부가 공사 중 붕괴했다. 이 사고로 아파트 1개 동 23∼38층 외벽·내부 구조물 일부가 무너져 내려 공사 작업자 6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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