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인프라에 몰린다"⋯청약 시장 '정비사업 독주' 42배 격차

입력 2026-08-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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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 177.6대 1 vs 비정비 4.2대 1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이투데이DB)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이투데이DB)

분양 시장의 극심한 양극화 속에서도 완성된 생활 인프라와 높은 희소성을 갖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단지의 흥행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공사비 급등과 공급 축소 우려까지 맞물리면서 정비사업 단지의 이 같은 독주 기조는 한층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상위 10개 단지 중 8곳이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정비사업 단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지는 총 99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7만6710건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평균 17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분양된 비정비사업 단지는 8만9026가구 모집에 37만5956건이 접수되며 평균 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정비사업 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비정비사업 단지보다 무려 4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정비사업 단지에 수요가 집중되는 일차적인 배경은 고금리와 분양가 급등이 불러온 청약 시장의 양극화로 분석된다. 전반적인 분양가 고공행진 속에서 자금 조달 부담을 느낀 수요층은 관망세로 돌아선 반면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거나 자산가치를 좇는 알짜 수요자나 투자자들은 위험이 적고 입지가 검증된 '똘똘한 한 채'로 대거 몰리기 때문이다.

특히 지속적인 공사비 상승은 시장 내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7.67로 전년 동월(131.03) 대비 5.1% 급등했다. 지난해 9월(131.66) 이후 단 한 번의 하락 없이 연속 상승세를 이어온 결과로, 이 같은 상승 폭은 2023년 3월(4.8%)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공사비 고공행진은 향후 분양가를 더 밀어 올리고 신규 공급은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지금 분양가가 가장 저렴하다'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공사 중단 위험이 적고 주변 시세 대비 안전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대형 브랜드 정비사업 단지가 최선의 선택지로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정비사업 단지가 가진 원도심의 생활 인프라와 지리적 이점도 흥행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다. 신도시나 택지지구와 달리 교통, 교육, 상업시설 등 핵심 기반시설이 이미 완성된 곳에 들어서기 때문에 입주 초기에 겪을 수 있는 주거 불편함이 작다. 또한, 대부분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단지로 공급되는 경우가 많아 향후 지역 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청약 통장이 몰리는 요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시장 불안전성이 커질수록 수요자들은 불확실한 미래 가치보다 눈에 보이는 확실한 인프라를 선택하게 된다"며 "올해 공급을 앞둔 주요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은 이미 대기 수요가 두터운 데다 핵심 입지라는 희소성까지 갖추고 있어 지난해의 흥행 바통을 그대로 이어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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