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일 야권 단일화를 극적 타결시키면서 제20대 대선 본투표일 6일 앞두고 대선 판세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와 안 후보는 마지막 TV 토론이 끝난 직후인 2일 심야에 서울 강남 모처에서 만나 이날 새벽까지 2시간 30분가량 회동을 하고 단일화에 전격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윤 후보 측에선 그동안 단일화 전권을 쥐고 물밑 협상을 벌여왔던 장제원 의원과 안 후보 측 이태규 의원이 배석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두 후보는 정권 교체에 공감대를 확인했으며, 3일 오전 8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상식·미래’, ‘국민통합’, ‘과학기술 강국’ 등의 키워드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마지막 TV 토론회에 어두운색 계열 정장과 흰 셔츠, 빨간 넥타이를 매고 참석했다. 이를 두고 같은 옷차림으로 단일화 합의를 암시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이러한 야권 단일화 논의는 수면 위로 떠오른 지 보름이 지났도록 지지부진한 과정이 이어져왔다. 앞서 안철수 후보가 2월 13일 윤석열 후보에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를 공식 제안했다. 이후 협상은 안 후보의 같은 달 20일 회견 이후 완전히 끊어진 듯했지만, 물밑 노력이 계속됐다. 그러던 중 윤 후보가 지난 27일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안타깝게도 오늘 아침 9시 단일화 결렬 통보를 최종적으로 받았다”면서도 “언제든 안 후보와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28일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는 사실상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4일과 5일 치러지는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담판 형식의 단일화가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정권 교체론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양강 구도의 백중세를 견고하게 유지한 데 반해, 안철수 후보는 여론조사 지지율 6%대~8%대에 머물면서 완주 시 실익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재명 후보는 야권 단일화 혼란의 틈을 타 안철수 후보를 비롯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등에 정책 연대 러브콜을 보내는 등 반(反)윤(석열) 빅텐트 전략을 꾀했다. 이처럼 통합정부론을 고리로 이 후보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와 막판 단일화를 성사시키면서, 김 후보는 2일 후보직을 사퇴했다. 또, 이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처럼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정권 교체냐 정권 연장이냐’ 프레임을 두고 지지세가 막판 결집하는 가운데, 핵심 변수로 꼽혔던 윤석열,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합의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3일부터 대선 정국에 어떠한 파급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