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꺼지지 않는 부동산 개발사 디폴트 위기...우량기업 정룽도 휘청

입력 2022-02-21 15:23 수정 2022-02-2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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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일 만기 2억 달러 규모 채권 상환 못한다고 밝혀
7주 전만 해도 탄탄한 재무구조 자랑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올해 상환 부채 규모만 1000억 달러
정부, LTV 완화 초강수 꺼내들며 시장 살리기 안간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정룽(正榮)그룹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졌다. 정룽은 중국 부동산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부채 비율이 낮아 재무 상태가 양호한 업체로 꼽혀 왔다. 우량업체인 정룽마저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헝다그룹발 중국 부동산 침체의 골이 깊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정룽은 최근 홍콩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3월 5일 만기가 도래하는 2억 달러(약 2384억8000만 원) 규모의 채권을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디폴트를 예고한 것이다.

정룽은 불과 7주 전만 해도 자사 재무구조가 탄탄하다고 자랑했었다. 당시 회사 측은 “국영 중국은행(BOC)으로부터 91억4000만 위안 규모의 신용한도를 확보했다”며 영구채(원금을 상환하지 않고 일정 이자만을 영구히 지급하는 채권) 상환 계획을 발표했다. 정룽의 단기 달러 채권도 80센트에 거래돼 헝다(17센트)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정룽의 갑작스러운 디폴트 예고에 시장도 당황하는 분위기다. 21일 오전 정룽의 채권 가격은 14.5센트까지 하락했고 주가도 17% 급락해 사상 최저치 행진을 이어갔다.

헝다발 유동성 위기 국면에서 한 발 빗겨나 있던 업체마저 부채 상환이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정룽의 유동성 문제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전반으로 전이되면서 채권 가격을 폭락시켰다. 지난주에만 채권 금리가 20% 이상 상승해 업체들의 자본조달 비용을 증가시켰다. 올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상환해야 하는 부채 규모만 100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 부동산 디폴트 이슈가 해결되기까지 아직도 갈 길이 멀었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중국 정부도 다급해졌다. 최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라는 초강수까지 꺼내 들면서 부동산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중국 금융당국은 시중 은행들이 원칙적으로 LTV를 70% 이내에서 유지하도록 하되 무주택자에 한정해 최대 80%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이 2020년 하반기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을 펴기 시작한 이래 LTV를 80%까지 높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까지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 LTV는 70% 이하가 보편적이었고 베이징, 상하이 등 수요가 상대적으로 강한 초대형 도시의 경우 65% 이하도 많았다.

중국이 이처럼 강력한 수요 조절 수단인 LTV 상향 카드까지 꺼낸 것은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른 경제둔화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동산이 전체 경제성장을 갉아먹는 주요인으로 지목되자 작년 말부터 규제 완화에 나섰다. 작년 12월부터 기준금리 성격의 대출우대금리(LPR)와 지급준비율을 잇따라 내렸다. 특히 지난 1월에는 5년 만기 LPR를 0.05%포인트 내렸다. 또한 대출 총량 규제도 완화해 주택 수요자와 부동산 개발업체에 자금 숨통을 틔워줬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도 부동산 시장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정보 업체 커얼루이 부동산연구센터는 보고서에서 지난 1월 29개 중점 도시의 주택 거래 면적이 작년 동기와 전월 대비 각각 46%, 37% 감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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