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 구조 재편 나선다…3사로 분할·상장

입력 2021-11-09 15:30 수정 2021-11-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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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디바이스·반도체로 쪼개 기업가치 향상 시도
일본 대기업 완전 분할 후 상장 첫 사례
“경영 혼란 속 회사 분할 통해 수습 의도” 해석도

▲도시바 로고가 6월 10일 일본 가와사키에 있는 회사 건물에서 보인다. 가와사키/로이터연합뉴스
▲도시바 로고가 6월 10일 일본 가와사키에 있는 회사 건물에서 보인다. 가와사키/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의 대표 기업 중 하나인 도시바가 회사를 주요 사업별로 3개로 분할, 각각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중기 경영 계획 책정 과정에서 사업 분할에 대해 선택지의 하나로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2년 후 실현을 목표로 하는 이 방안은 오는 12일에 발표하는 새로운 중기 경영계획에 포함되는 방향으로 조율되고 있다. 만약 이 계획이 확정되면 일본 대기업이 회사를 완전 분할해 상장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는 일본 기업 지배구조 혁신의 좋은 예시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현재 도시바 주주들은 새로 만들 수 있는 3개 회사의 주식을 각각 배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각 사업 분야에서 발전 설비와 교통서비스 등을 ‘인프라’로, 하드디스크(HDD)와 전자부품, 전력제어소자 사업 등을 ‘디바이스’로, 반도체 메모리를 ‘반도체’로 각각 나눈다는 복안이다. 최종적으로는 반도체를 디바이스에 포함해 2개 회사로 분할할 가능성도 있다고 닛케이는 부연했다.

도시바가 이처럼 분사를 단행하는 이유는 많은 사업을 펼치고 있는 복합기업의 가치가 각 사업 가치의 합계보다 낮게 평가되는 ‘복합기업 디스카운트’가 일어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분할 상장을 통해 각각의 사업에 대해 주주나 투자자들이 가치 판단을 하기 쉬워지면, 개별 기업의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분사 시에는 경영 판단을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내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외부로부터의 자금조달, 인수·합병(M&A), 사업 매각 등 중요한 결정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도시바의 이러한 결정은 일본 내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다. 일본에서는 지주회사하에서 각 사업을 독립회사로 하는 경우는 많지만, 각 사업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상장되는 경우는 없었다. 닛케이는 “기업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경쟁을 극복하기 위한 도시바의 대담한 경영 판단은 일본 산업계에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도시바의 이러한 과감한 결정에는 주주들과의 대립에 따른 경영 혼란이 그 배경에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공영 NHK방송은 “주주들과의 대립으로 경영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회사 분할이라는 극히 이례적인 수단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임으로써 혼란을 수습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도시바는 6년 전 부정회계가 드러났으며, 원자력 사업에서 거액의 손실로 경영 위기에 빠져 재건을 계속하고 있었다. 올해 6월에는 도시바가 지난해 여름 정기 주주총회 인사에서 이사회 멤버 임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일본 정부와 담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큰 파문이 일었다.

이에 최근 기업 운영을 둘러싸고 주주들과의 대립 또한 눈에 띄고 있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회사가 제안한 인사안이 부결되는 등 경영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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