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대통령 주머니의 비밀

입력 2021-10-0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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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부국장 겸 산업부장

시중에 국가 비밀이 하나 새로 드러났다는 이야기가 돈다. 그것도 대통령에 관한 엄중한 사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입는 옷에는 주머니가 없거나 막혀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전해진다. 애초 주머니 비슷한 게 있었는데 취임하면서 다 꿰매 버렸다는 것이다. 특히 그 주머니 속에는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별도 주머니가 들어가 있었는데, 대통령은 그것마저도 꺼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값에 이어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고, 여기에 정부는 가계부채를 누르겠다며 전세자금 숨통까지 조이자 과거 문 대통령과 측근들 발언이 다시 분노의 대상이 되면서 나오는 웃지 못할 우스갯소리다.

문 대통령의 옷에 주머니가 없거나 꿰매져 있다는 이야기는 취임 100일 기자 회견에서 한 발언 탓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8·2 부동산 대책보다) 더 강력한 대책도 주머니 속에 많이 넣어 두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논란이 됐던 서울 흑석동 건물을 매각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현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도 2019년 12월 공개된 유튜브 채널에서 “문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강한 신념을 갖고 있고 주머니 속에 여러 카드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말했고 청와대 대변인이 확인했을 정도면 분명히 주머니 속에 뭔가 있는데, 이를 꺼내지 못해 집값과 전·월세금이 미친 듯이 오르는 것이니 서민들은 답답할 뿐이다. 아니면 아예 주머니조차 없는데 속칭 ‘뻥카(카드 패가 좋지 않으면서 베팅을 크게 해 상대방을 겁먹게 하는 것)’를 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2019년 1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나온 발언은 최근 전세대출 숨통 조이기와 묘한 대조를 이룬다. 당시 문 대통령은 “서민들의 전·월세는 과거에 정말 ‘미친 전·월세’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 정부하에서 전·월세 가격은 안정돼 있지 않나.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이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자신했던 전·월세 가격이 정신줄 놓고 날뛰는 형국인데 정부는 가계부채 잡겠다며 전세대출 조이기에 나섰으니 서민들도 전·월세 급등과 함께 미쳐나가는 형국이다.

진짜 서민들이 모여 사는 경기도 일산 서구 강선마을의 한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추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이곳에는 신혼부부와 고령층이 많이 거주한다. 61㎡(약 18평) 기준으로 작년 10월 1억6000만~1억7000만 원에서 매매되더니 지난달에는 2억8800만 원(실거래가 기준)으로 폭등했다.

매매가격이 오르는데 전세가격이 요동치지 않으면 비정상이다. 전세가는 1년 전 1억4000만~1억5000만 원이었는데 지난달에는 2억500만 원으로 6000만 원 급등했다. 2년 전에 1억3000만 원에 전세계약을 한 B 씨는 “당시 집을 사지 않은 게 후회되는 마음도 잠시 있었지만, 당면한 문제는 2년도 채 남지 않은 기간에 어떻게 7000만 원을 모을지”라고 하소연했다.

그런데 정작 비 올 때 우산을 빼앗은 건 정부다.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등이 대출 옥죄기를 시사하자 은행들은 몸 사리기에 나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가계 대출 총량 관리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며 “연말까지 대출 조이기 강도는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통령 옷에는 주머니가 있는지 없는지, 만약 있다면 그 안에 어떤 부동산 대책이 담겨 있는지 알 길 없지만 어쨌든 죽어 나가는 건 서민들이다.

양치기 소년은 “늑대가 온다”고 수차례 거짓말을 했다가 결국 자신의 양들이 모두 늑대에게 잡아먹혔다.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집값이 곧 떨어진다”는 외침은 예측이 아니라 희망사항이었다. 희망사항을 사실로 둔갑시키는 것 또한 거짓말이다. 묵묵히 일하는 서민들이 아무 잘못 없이 죽어 나갈 판이다.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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