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1년 6개월…적자만 1조 원 넘은 LCC, 버티기 한계에 달해

입력 2021-08-22 13:00 수정 2021-08-2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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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LCC 자본잠식 빠져…1년 동안 회사 떠난 직원만 478명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외국인들이 출국수속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외국인들이 출국수속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저비용항공사들이 1년 6개월 동안 기록한 적자가 1조 원을 넘었다.

연이은 적자로 일부 LCC들은 자본잠식에 빠졌다.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고정비 지출이 많아 현금은 빠르게 줄어가고 있다. 여러 악재로 항공사를 떠나는 직원이 속출하고 있다.

상장 LCC, 1년 반 동안 1조3203억 원 적자 발생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 상장 LCC(제주항공ㆍ진에어ㆍ에어부산ㆍ티웨이항공)들이 기록한 영업손실액(별도 기준)은 1조3203억 원이다.

업계 1위인 제주항공(-4881억 원)이 가장 많은 적자를 기록했다. 뒤이어 진에어(-2936억 원), 에어부산(-2853억 원), 티웨이항공(-2533억 원) 순이다.

계속된 적자로 LCC들의 재무구조는 급속도로 악화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진에어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부채비율을 산정할 수 없을 정도로 회사 재정이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LCC들은 자기자본(자본총계)이 자본금보다 적은 자본잠식에 빠졌다.

제주항공의 자본잠식률(별도 기준)은 56%에 달한다. 지난해 6월(6%)보다 재정 건전성이 악화됐다.

에어부산(29%)도 위험한 상태에 놓였다. 올해 4월 사모펀드로부터 자본금을 수혈한 티웨이항공은 자본잠식을 면했다.

유상증자 추진하지만…“현금 빨리 소진되고 있어”

LCC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데는 매출 구조와 연관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들은 여객 사업 못지않게 화물 사업 비중이 크다.

코로나19 여파로 여행 수요가 줄었음에도 대형항공사는 화물 사업 호조로 최근 흑자를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 1969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949억 원) 또한 2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반면 LCC는 매출의 상당수를 여객 사업에 의존한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정 건전성 악화는 항공사들에 상당히 치명적이다.

1년 이상 자본잠식률 50% 이상이 유지되면 국토교통부는 해당 항공사에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린다. 2년 이상 유지되면 사업자 면허가 취소된다.

최악의 사태를 막고자 LCC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진에어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1084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750억 원의 영구채 발행을 결의했다.

제주항공은 액면가 감액(5대 1) 방식의 감자와 동시에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최근에는 산업은행에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지원을 요청했다.

에어부산은 올해 10월 2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더라고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보유한 현금은 빨리 소진될 수밖에 없다”라며 “항공사들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라고 덧붙였다.

1년 동안 LCC 직원 478명 떠나

회사 사정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짐을 싸는 직원은 늘어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제주항공ㆍ진에어ㆍ에어부산ㆍ티웨이항공 총직원 수(기간제 근로자 포함)는 8328명이다. 작년 같은 기간(8806명)과 비교했을 때 478명 감소했다.

1년 동안 직원이 가장 많이 떠난 항공사는 제주항공(186명)이다. 뒤이어 티웨이항공(128명), 진에어(91명), 에어부산(73명)이 차례대로 이름을 올렸다.

대형항공사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6월 말 기준 대한항공 직원 수는 1만8270명으로 전년 동기(1만8446명, 기내식기판 사업 제외) 대비 176명 줄어들었다.

아시아나항공(8798명)에는 1년 동안 281명의 직원이 떠났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조종사, 정비사 등 필수 인력들이 나가는 상황까지 벌어지면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경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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