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인사이트] 저축은행중앙회 지배구조 내홍…차기 회장 인선 '갈등 씨앗'

입력 2021-05-04 05:00

자문기구 지부장단, 의결기구 이사회 형해화 지적
노조 “지부장단, 이사회 기능 침해”…정관수정 요구
박재식 회장 임기 1년도 안 남아 사실상 개선 무리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 (연합뉴스)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 (연합뉴스)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았지만, 취임 초기 노사 갈등을 빚었던 지배구조 문제로 내홍을 앓고 있다. 노조는 자문기구인 지부장단이 법상 의결기구인 이사회를 형해화한다며 관련 정관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중앙회 측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견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내년 초 후임 회장 임명 과정에서 노사 갈등의 골은 깊어질 전망이다.

저축은행중앙회 정관 제34조 제2항은 “이사회는 회장이 보고한 지부장단 회의의 자문결과가 이사회 의결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조가 문제 삼고 있는 것은 ‘반영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문구다. 정지훈 사무금융노조 저축은행중앙회지부장은 “해당 문구로 의결처리를 강제하는 것”이라며 “이사회의 기능을 과도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부장단은 중앙회장의 자문기구로 업력이 긴 중소형 저축은행 대표들로 구성된 단체다. 지부장단은 지역에 따라 6개의 지부로 나뉘는데, 지부장단 회의는 각 지부를 대표하는 지부장과 부지부장들로 구성됐다. 주요 역할은 중앙회의 회원사, 즉 저축은행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사회에 전달하는 것이다. 저축은행의 중앙회 출연금 규모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회원사 대표들이 지부장단의 구성원이다보니 경영진도 지부장단의 요구를 거절하기 힘들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통상 이사회는 경영진을 견제하며 의결권을 행사한다. 하지만 저축은행중앙회는 정관으로 이사회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지부장단이 정관으로 이사회의 권한인 경영 정책, 예산 통제 등에도 개입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 지부장단의 권력이 비대해지자, 내부에서는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2019년 중앙회장 선거 당시 한이헌 전 청와대 경제비서관은 회장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최종면접의 목적이 중앙회장의 자질이나 역량검증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당시 한 전 비서관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자 한 지부의 지부장으로부터 연봉 삭감 각서를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에도 노조는 제왕적 지부장단을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이는 임금 및 단체협상과 맞물리며 파업 직전까지 진행됐다. 노조 측은 “당시 박 회장이 불합리한 지배구조 관련해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데 노력 의지를 밝혀 합의가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때 취임해 내년 1월까지 3년의 임기를 받았다. 하지만 박 회장이 약 2년 4개월간 회장직으로 지낸 현재까지도 이사회 권력을 약화하는 정관은 유효하다. 정관은 총회에서 수정하는데 정기총회는 1년에 1번 3월에 열려 임시총회가 열리지 않는 이상 박 회장의 임기 내에서 정관 수정은 사실상 물 건너간 셈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 및 이익 사업, 자회사 설립, 출자 등 업계 전체의 파급효과와 비용 부담이 큰 사항에 대해서만 지부장단 회의 의견을 이사회 의결시 반영토록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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