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 커진 조세제도] 목적 잃은 목적세 ‘세금 좀비’ 전락

입력 2021-03-17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1-03-16 18:43)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술·담배 ‘교육세’·주식에 ‘농특세’ 부과…폐지주문에도 재난세·로봇세 봇물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면 몸에는 백해무익하다. 하지만 교육 발전에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술과 담배를 살 때마다 우리도 모르게 교육세를 따로 내고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주식을 하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농업 발전에 기여한다. 주식을 팔 때 0.15%의 농어촌특별세를 내기 때문이다.

목적세는 과거 경제개발 과정에서 세수 확보 목적으로 도입됐다. 예를 들어 출고가 2000원짜리 맥주와 담배 한 갑(4500원)을 살 때마다 각각 436원과 443원을 교육세로 낸다. 금융·보험회사도 수익금의 0.5%를 교육세로 낸다. 1982년 교육세를 도입하면서 조세 저항이 약한 대상에 부과했다.

이 돈은 교사 인건비, 학교 시설 증축 등 오로지 교육을 위해서만 쓰인다. 문제는 당시 학생 수 급증에 따른 교육 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5년만 걷기로 한 세금을 학생 수가 줄어 관련 예산이 남아도는 지금도 운영한다는 데 있다.

증권거래세, 개별소비세, 취득세, 레저세, 종합부동산세 등을 낼 때 같이 내는 농특세도 매년 1조 원 정도가 쓰이지 않고 남는다.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타결로 농산물 시장 개방이 확정되자 농민을 지원하기 위해 처음 도입, 2024년에 폐지한다는 목표지만 기득권과 결탁한 정치권의 반대로 더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휘발유·경유에 매기는 교통·에너지·환경세 역시 1994년 교통시설 확충 명목으로 도입한 이후 여전히 주요 세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들 3대 목적세의 총수입은 2020년 기준 23조5920억 원에 달한다.

목적세 대부분은 세입과 세출 간 연계가 약하고 수익자 부담원칙이 존재하지 않아 존재 의의가 매우 취약하다. 이에 국회예산정책처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폐지 또는 통합하거나 보통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러나 정치적인 이유로 최근에는 재난세, 로봇세, 데이터세, 탄소세 등을 신설하자는 주장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조세 전문가는 “목적을 잃은 목적세 수입을 일반회계에 넣어 복지와 일자리에 쓰면 재정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최강야구 시즌3' 방출 위기 스토브리그…D등급의 운명은?
  • 수영복 입으면 더 잘 뛰나요?…운동복과 상업성의 함수관계 [이슈크래커]
  • “보험료 올라가고 못 받을 것 같아”...국민연금 불신하는 2030 [그래픽뉴스]
  • [인재 블랙홀 대기업…허탈한 中企] 뽑으면 떠나고, 채우면 뺏기고…신사업? ‘미션 임파서블’
  • 한화 건설부문 고꾸라진 영업이익에 '막다른 길'…건설 품은 한화도 재무부담 확대 우려[비상장건설사 실적 돋보기⑤-끝]
  • 한국 여권파워, 8년래 최저…11위서 4년 만에 32위로 추락
  • 르세라핌 코첼라 라이브 비난에…사쿠라 “최고의 무대였다는 건 사실”
  • “임영웅 콘서트 티켓 500만 원”…선착순 대신 추첨제라면? [그래픽뉴스]
  • 오늘의 상승종목

  • 04.1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5,035,000
    • -3.85%
    • 이더리움
    • 4,636,000
    • -3.66%
    • 비트코인 캐시
    • 741,000
    • -9.96%
    • 리플
    • 744
    • -2.62%
    • 솔라나
    • 204,900
    • -10.95%
    • 에이다
    • 701
    • -2.77%
    • 이오스
    • 1,130
    • -5.44%
    • 트론
    • 168
    • -1.75%
    • 스텔라루멘
    • 162
    • -4.14%
    • 비트코인에스브이
    • 100,000
    • -7.66%
    • 체인링크
    • 20,450
    • -4.31%
    • 샌드박스
    • 652
    • -4.9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