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3년 새 우리나라 반도체 생산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한층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인접한 충청권의 경우 수도권 다음으로 반도체 생산 규모가 컸고 디스플레이 역시 전체 생산규모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밖에 국내 11개 주력산업 중 가장 많은 5개 산업(자동차와 조선업, 철강, 석유정제, 전기장비)이 동남권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27일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 지도'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한은이 2023년 처음 발표한 것으로 국내 11개 주력 제조업의 지역별 생산 현황과 교역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지도와 도표로 정리한 것이다. 국내 11개 주력 산업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자동차부품 △철강 △조선 △석유정제 △석유화학 △기계장비 △전기장비다. 이번 자료 상 각 업종별 생산 점유율은 2024년, 수출입구조는 2025년 통계가 사용됐다.
우선 우리나라 대표 산업인 반도체 생산의 경우 수도권 점유율(생산액 기준)이 무려 82.3%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전 조사 당시(80.2%)보다 2%p 이상 확대된 수치다. 수도권의 반도체 비중이 확대된 배경은 삼상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생산공장이 경기도에 위치하고 있어서다. 수도권과 인접한 충청권 점유율(15.8%)까지 더하면 두 권역이 국내 반도체 생산의 96.5%를 차지하는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매출액이 두 배 이상 증가한 만큼 현재 기준으로는 (수도권 생산 비중이) 더 커졌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의 또다른 주축인 자동차 산업의 경우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주요 생산공장이 위치한 동남권(42.9%)이 중심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남권에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한국지엠 창원공장이 운영 중이다. 동남권의 뒤를 이어 수도권이 전국 생산액의 33.6%를 차지했다. 국내 자동차 생산에서의 동남권 비중은 2014년 (37.9%) 대비 확대 추세에 있다.
동남권은 자동차 외에도 △철강 △조선 △석유정제 △전기장비 산업에서도 가장 큰 생산량을 기록하며 권역별 생산량 1위를 차지했다. 동남권의 상위 3개산업 생산 규모를 보면 △석유정제가 84조원 △자동차 67조원 △철강 48조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조선업의 경우 동남권 생산 비중이 80%를 둣돌았다. 동남권 산업별 고용 규모는 조선 11만명, 기계장비 8만명, 자동차부품 6만명 순이었다. 이 지역에서의 수출 규모는 자동차 291억달러, 조선 255억달러, 석유정제 222억달러 규모다.
충청권의 경우 GRDP(지역내 총생산) 증가율이 38.7%(2024년 기준)로 수도권(21.6%)을 포함한 전국 권역 가운데 가장 높았다. GRDP는 일정 기간 동안 특정 지역(시·도) 내에서 생산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의 합계로, 특정 지역의 경제성장률을 파악할 때 사용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충청권의 주요 생산업종은 전기장비(38조원)와 자동차부품(37조원), 반도체(31조원)로 파악됐다. 이 지역 생산에 따른 수출액은 반도체에서만 767억달러가 발생했다.
한편 대경권과 호남권의 GRDP 증가율은 각각 32.1%, 27.2%로 집계됐다. 대경권은 2019년 34%대에서 소폭 하락했고 호남권은 2019년 25%대에서 소폭 상승한 결과다. 같은 기간 강원권(식음료ㆍ자동차부품ㆍ의약품)과 제주권(식음료ㆍ비금속광물ㆍ기계및 전기장비)의 GRDP 증가율은 8.7%, 3.0%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