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받는 미군부지… 웃지 못하는 지역민들 "개발 서둘러야"

입력 2020-12-1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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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서울과 경기 일부, 대구 남구, 경북 포항, 강원 태백 등에 있는 미군기지 12곳을 반환했다. 그림은 2020년 반환 미군기지 12개소 현황. 
     (연합뉴스 )
▲미국이 서울과 경기 일부, 대구 남구, 경북 포항, 강원 태백 등에 있는 미군기지 12곳을 반환했다. 그림은 2020년 반환 미군기지 12개소 현황. (연합뉴스 )

"어차피 우리 땅을 돌려 받은건데요. 돌려받는게 문제가 아니라 돌려받은 땅을 주민들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 필요합니다."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보산월드푸드스트리트'. 전철 1호선 보산역 뒤편에 조성된 외국인관광특구로 각종 음식점과 술집, 옷가게, 잡화점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이 거리에서 손님을 찾기는 힘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줄은 것도 있지만, 이 거리가 활기를 잃은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훨씬 전부터다.

동두천 등 미군 의존도 높은 지역 이미 '상권 붕괴'로 불만
반환부지 작아 대규모 개발에 한계

활기를 잃은 이 거리의 주민들은 작년 미군 기지인 캠프 호비 쉐아사격장을 돌려받은데 이어 올해 캠프 모빌 일부를 반환받는는 소식에도 미지근한 반응이다. 땅을 돌려받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나 반환부지 개발이 시원찮은 탓이다. 동두천 H공인 관계자는 "미군으로 장사했던 곳에 미군이 빠져나간다는데 뭐가 그렇게 반갑겠냐"면서 "돌려받은 땅을 제대로 개발해야 미군이 빠져도 지역경제가 살아나는데 말로만 거창하고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동두천시는 전체 면적의 40%가량이 미군공여지로 미군의 의존도가 높은 곳이다. 하지만 수 년전 부터 미군의 해외 병력 재편 과정에 따라 주한미군은 동두천에서 서서히 빠져나갔고, 이내 상권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상권이 붕괴하면서 지역경제는 크게 침체됐다. 이에 동두천시는 반환되는 미군 부지를 대기업 생산용지와 대학·연구단지, 주거 및 공공시설 등으로 활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당장 작년에 돌려받은 캠프 호비 쉐아사격장의 경우 면적이 약 2만3000㎡ 정도로 대규모 개발에 나서기에는 작은 부지였다. 이번에도 캠프 모빌 일부만 돌려받았다. 동두천시의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 캠프 케이시나 캠프 호비ㆍ캠프 모빌 전부를 돌려받아야 하는데 막상 이들 부지 반환은 신속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용덕 동두천시장은 "캠프 모빌 잔여부지와 장기간 진행되지 않은 다른 기지들에 대한 반환 협상도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용산 등 일부 부동산 시장은 벌써부터 '들썩'

반면 9만2000㎡ 규모의 캠프 잭슨을 돌려받은 의정부시는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의정부시는 이 부지에 국제아트센터와 문화예술마을, 예술공원 등을 갖춘 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에 첫 기지 반환이 이뤄진 서울 용산에선 벌써부터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용산의 경우 국가가 100% 주도해 공원을 세우기로 한 만큼 개발사업 진행에는 문제가 없다. 부지 반환만 이뤄지면 되는 것이다. 용산구 한강로동 한 공인중개사는 "막연하게 개발된다고만 했지 부지 반환 작업 등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는데 실제 부지가 반환되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실제 뉴스를 보고 부동산 투자를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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