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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혁 칼럼] 박용만 회장의 절규와 환호

입력 2020-09-24 17:56

브라보마이라이프 대표

“20대 국회에서 나온 기업 관련 법안 180개 중 119개가 규제 법안이다. 기업 규제 법안에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2016년 7월 20알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답답한 마음에 국회를 찾아왔다. 의원들이 기업의 절박한 사정을 외면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017년 12월 2일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규제 법안이 경쟁하듯 속속 보태지는 중이고 기업은 일부의 잘못 때문에 항변조차 조심스럽다. 이제는 제발 정치가 경제를 놓아줘야 할 때가 아닌가.” (2019년 7월 3일 페이스북 글에서)

위의 세 인용문은 모두 한 사람,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발언과 글이다. 메시지는 하나다. 기업들의 숨통 좀 그만 조이라는 하소연이다. 하소연의 대상은 정치권이다.

수위는 갈수록 높아진다. 마침내 “국회가 경제에는 눈과 귀를 닫고 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절규의 말까지 나왔다. 21일 긴급 기자간담회에서다. 박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사경을 헤매는데 정치권은 표심 관리를 위해 기업에 부담되는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 있는 지적이다. 상의 분석에 따르면 21대 국회 개원 후 3개월간 발의된 기업 부담 법안은 총 284건이다. 20대 국회의 첫 3개월(204건)과 비교하면 40%가량 늘었다. 그중에도 소위 ‘공정경제 3법’이 가장 우려의 대상이다. 공정경제 3법은 상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 금융그룹 감독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아우르는 명칭이다. 기업들이 가장 염려하는 부분은 다중대표소송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제 도입,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등이다.

다중대표소송제는 자회사를 이용한 대주주의 부당행위를 규제하는 취지다. 하지만 기업들은 소송의 남발을 염려한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은 감사위원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다. 그러나 기업들은 해외 헤지펀드나 적대적 투기자본을 대변하는 인물이 감사위원 자리에 앉을 수 있다고 걱정한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 역시 마구잡이식 고발이 우려된다.

기업들은 특히 야당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정경제 3법에 찬성의 뜻을 밝힌 점에 아연실색하고 있다. 여야가 같은 입장이라면 법안 심의 과정에서 기업들이 기댈 곳은 없는 셈이다. 박 회장으로선 “국민의힘, 너마저?”라는 탄식이 절로 나올 법하다.

속이 타는 박 회장은 하루 뒤인 22일 국회를 찾았다. 여야 대표에게 재계의 입장을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두 대표는 약속이나 한 듯 박 회장을 달랬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한국 경제에 큰 손실이 올 수 있는 법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심의하는 과정에서 (재계의 우려를) 잘 반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경제 3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경제계의 의견을 듣는 과정도 거치겠다”는 말로 다독였다.

두 대표의 다짐은 그저 립 서비스에 그칠 수도 있다. 실제로 박 회장이 두 대표를 면담한 다음 날 법무부는 집단소송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입법예고 방침을 발표했다. 기업들로선 또 한번 숨통을 조이는 규제다.

여기서 잠깐, 올 1월 9일 박 회장이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을 소개한다. “만세! 드디어 통과! 애써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법안 발의해주신 의원님들, 특히 법사위서 마지막까지 애써주신 여상규 위원장님, 같이 설득하고 애써주신 은성수 위원장님 그리고 저녁 늦은 시간까지 밥도 거르고 애쓴 실무팀들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재계의 숙원이었던 데이터 3법 통과를 축하하며 올린 글이다. 앞서의 인용문들이 박 회장의 절규였다면 이 글에서는 환호작약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뒤집어 생각하면 숨통 좀 그만 조이라는 박 회장의 읍소가 그저 습관성 엄살만은 아님을 말해주기도 한다. 공정경제 3법에 대한 그의 절규가 이번에도 과연 안도의 환호로 바뀔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lim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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