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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임상 9건…개발 탄력 붙는다

입력 2020-08-12 15:15 수정 2020-08-12 15:41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임상 승인이 두 자릿수에 임박했다. 해외 선진국들이 상대적으로 빠른 개발 속도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에 연연하지 않고 국산 치료제·백신 개발에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잇따른 임상 승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상용화를 목적으로 진행하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임상시험은 총 9건이 승인됐다. 이 가운데 8건은 치료제 임상이며, 1건은 백신 임상이다. 이달 들어서는 제넥신의 코로나19 치료제 ‘GX-I7’ 임상이 추가됐다.

◇제넥신, 치료제·백신 동시 임상 착수 = 제넥신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치료제와 백신 임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7일 임상 1b상 승인을 받은 GX-I7은 제넥신이 항암제 신약으로 개발 중인 ‘유전자재조합 인간 인터루킨-7’ 성분 의약품이다. 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 평가를 거쳤으며, 이번 임상 1b상에서는 경증의 코로나19 감염자 30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예비 유효성을 평가한다.

GX-I7은 코로나19 감염자의 면역세포(T세포)를 증식해 자가면역력을 높이는 면역증강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거나 회복에 도움을 주는 기전이다.

제넥신은 한국보다 먼저 미국에서 GX-I7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미국 내 공동개발사인 네오이뮨텍이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6월 11일 임상 1상에 착수한 제넥신의 코로나19 DNA 백신 ‘GX-19’는 최근 ‘무바늘 투여법’ 임상을 승인받았다. 임상에 진입한 국산 코로나19 백신은 현재까지 GX-19뿐이다.

무바늘 투여법은 바늘 대신 분사기로 피부에 압력을 가해 미세한 입자의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DNA 백신 접종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던 방식은 바늘로 약물을 주입해 약물 내 DNA가 인체세포에 융화되도록 전기충격을 가하는 ‘전기천공기 투여법’이었다. 회사는 두 가지 방식의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비교·분석해 임상 2a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제넥신은 10월까지 GX-19의 임상 1상을 마치고 연내 임상 2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앞서 성영철 제넥신 회장은 2021년 말까지 코로나19 백신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신약 개발·약물 재창출 등 치료제에 8개사 뛰어들어 =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은 4월 14일 부광약품이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승인을 받은 이후 약 4개월 동안 8곳으로 늘어났다. 가장 먼저 임상에 착수한 부광약품의 ‘레보비르’는 고대구로병원 등 전국 8개 병원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10월까지 임상 2상을 마칠 계획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면 식약처의 긴급사용 승인도 가능하다.

부광약품의 뒤를 이어 엔지켐생명과학의 ‘EC-18’, 신풍제약의 ‘파라맥스’, 종근당의 ‘CKD-314’, 크리스탈지노믹스의 ‘CG-CAM20’, 대웅제약의 ‘DW1248’이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차례로 임상 2상 승인을 획득했다. 임상 현황이 ‘승인 완료’ 단계를 넘어 ‘환자 모집 중’인 곳은 부광약품과 엔지켐생명과학뿐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적합한 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엔지켐생명과학과 하루 차이로 임상 2상을 승인받은 신풍제약은 국립중앙의료원과 고려대안산병원 등 9개 기관에서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환자 모집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실제 등록 여부는 아직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와 대웅제약은 카모스타트 성분으로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카모스타트는 세계적인 학술지 ‘셀(Cell)’에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효과가 실리면서 주목받은 성분으로, 몸속으로 유입된 바이러스를 제거하거나 작용을 약화하는 항바이러스제다.

신약 개발 방식으로 임상에 착수한 기업은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셀트리온은 항체치료제 ‘CT-P59’의 임상 1상을 3분기 내 완료하고, 즉시 글로벌 임상 2, 3상에 들어가 연말까지 중간 결과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021년 상반기까지 상용화에 성공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의 임상시험용 제조공정이 완료돼 조만간 임상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는 지난달 29일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연내 개발을 목표로 해 국내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중 가장 빨리 상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완치자의 혈장을 원료로 해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것이 한계점이다.

◇해외선 백신 개발 속도…러시아 세계 최초 등록 = 해외에서는 최소 5개 기업이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3상에 진입했다. 미국의 모더나와 화이자,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중국 시노팜과 시노백 등이다. 3만 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화이자는 이르면 10월 보건당국의 승인을 거쳐 연말까지 총 1억 회 분량의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공식 등록했다고 11일(현지시간) 선언했다. 백신의 이름은 옛 소련이 인류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 스푸트니크에서 따왔다. 러시아는 8월 말부터 의료진 접종을 시작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판할 예정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은 임상 3상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곳곳에서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푸트니크 V는 지난달 중순 임상 1상을 마쳤으며, 임상 2상에 들어갔지만 상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러시아 백신은 안전성에 대한 기본적 데이터가 확보돼야 국내 도입 및 접종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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