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문재인 대통령 "국회 제때 열리고 법안 처리되면 업어 드리겠다"

입력 2020-05-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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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와 156분 회동...화합 상징 '채소 비빔밥' 식사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김태년 열린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오찬회동을 갖고 국정현안을 논의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김태년 열린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오찬회동을 갖고 국정현안을 논의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156분에 걸친 오찬회동을 가졌다.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마련된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당초 1시간30분 가량이던 예정시간을 훌쩍 넘긴 2시37분까지 진행됐다.

세 사람은 시작부터 뼈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날씨가 너무 좋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그렇습니다. 반짝반짝하네요"고 화답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가 "건강은 괜찮으신가"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예"라고 짧게 답했다.

의례적인 질문일수도 있지만 18일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의 입술이 부르튼 것이 공개돼 건강 우려가 제기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뼈있는' 덕담은 김태년 원내대표와의 인사에서도 이어졌다. 김 원내대표가 "오늘 대화도 날씨처럼 좋을 것 같다"고 인사를 건네자 주 원내대표는 "그리 됐으면 좋겠네요"라며 웃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두 분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라고 말하자 주 원내대표는 "김 대표님이 잘해 주시면 술술 넘어가고, 다 가져 간다 이런 말하면..."이라고 받았다.

이에 문 대통령이 웃으며 "빨리 들어가는 게 덜 부담스럽겠죠?"라고 수습하면서 상황이 수습됐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국회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총선에서 177석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이 전체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갖고 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통합당은 "국회를 엎자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오찬 자리에서 "두 분 모두 대화와 협상을 중시하는 분이라 기대가 높다"면서 서로 잘 대화하고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주 원내대표가 국민 통합을 위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 참석한 행보 평가하면서 "주 원내대표와는 국방위원회 동기였는데 합리적인 면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협치의 쉬운 길은 대통령과 여야가 자주 만나는 것"이라면서 "아무런 격식 없이 만나는 게 좋은 첫 단추"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는 일이 안풀릴 때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만나려다보니 만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 현안이 있으면 현안을 얘기하고, 없더라도 만나서 정국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국회가 법에 정해진 날짜에 정상적인 방식으로 개원을 못해왔다"면서 "시작이 반이라고, 두 분이 역량을 잘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코로나 위기국면 타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극복 이후에는 미래를 향한 경쟁이 될 것"이라면서 "누가 더 협치와 통합을 위해 열려있는지 국민이 합리적으로 보실 것"이라고 말해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도 협치와 통합을 표방했으나 실제로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 도중 "여야 간 타협점을 찾지 못했던 문제들은 이제 한 페이지를 넘겼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야당 일각에서 5.18 광주 부정한다던지 하는 서로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에 대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또 "세계적으로 대 공황이후 처음이라는 지금같은 위기국면에서는 국회에서 3차 추경안과 고용관련 법안이 신속히 통과될 수 있어야 하겠고, 공수처 7월 출범이 차질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동안 현안관련 대화가 이어진 뒤 주 원내대표는 "특임 장관 시절 정부 입법 통과율이 4배로 올라가더라. 야당 의원 경우에는 청와대 관계자와 만남이 조심스럽지만, 정무장관이 있으면 만나기 편하다"면서 정무 장관 신설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배석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의논해 보시라"고 지시했다. 통상 정무수석은 여당과, 정무장관은 야당과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2시간의 식사 회담 이후 이어진 40분간 산책에서 김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오늘 우리들을 위해 일정을 많이 비우셨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걸음 멈추고 뒤를 돌아보면서 "국회가 제 때 열리고 법안이 제 때 처리되면 제가 업어드릴게요"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와의 만남은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첫 회의가 열린 2018년 11월 5일 후 1년 6개월만이며 취임 후 네 번째다.

오찬에는 화합을 상징하는 계절 채소비빔밥이 테이블에 올랐다. 한우 양념갈비, 해송잣죽, 능이버섯 잡채, 어만두, 민어 맑은탕으로 꾸려진 한식이 제공됐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이 회동에 참석했으며 강기정 정무수석, 강민석 대변인, 박상훈 의전비서관,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은 뒷 자리에 배석자로 참여했다.

이날 대화는 의제 없이 자유롭게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양당 원내대표의 모두 발언도 생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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