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출 급증, 증세 논의할 때…소득ㆍ법인세 대신 부가세 인상을"

입력 2020-05-2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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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증세 방향' 제시…한국 부가세율 OECD 절반 수준

세목 조정 필요…부유세 검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관련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관련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및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 발표를 앞두고 증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당분간 재정지출 확대가 불가피한 만큼, 재정수입 확대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은 25일 “중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면서 재정지출을 확대할 방법은 증세밖에 없다”며 “다만 올해는 기업도 가계도 다 어려워서 내년 상반기는 돼야 논의가 가능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도 20일 경제전망(상반기)을 발표하면서 “재정지출 확대 수요가 있는 만큼 거기에 준해 재정수입도 확대돼야 할 것”이라며 “하나의 방법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증세가 필요할 것이고,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그런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단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소득세와 법인세 등 직접세 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미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된 상황에 추가적인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세율을 올렸음에도 세수는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도 “직접세를 인상하는 건 열심히 일하는 사람 뺨을 때리는 격”이라며 “생산활동에 세금을 잘못 부과하면 자칫 생산활동을 저해하는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증세 여력이 있는 세목은 부가가치세다. 주 실장은 “간접세를 올려야 한다”며 “다른 세목은 건드려봐야 세수 확충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가세 인상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권고했던 사안이다. 랜달 존스 OECD 한국경제담당관은 2018년 ‘한국경제 보고서’를 발표하며 “(한국이) 장기요양보험이나 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적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10%에서 26%까지 늘리기 위해선 더 많은 세원이 필요하다”며 “경제학자들이 선호하는 세원은 부가가치세로, 임금이나 자본에 대한 세금 인상 대신 경제 성장에 친화적인 부가세 증세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부가세율은 10%로 프랑스(20%) 등 OECD 회원국 평균(19%)에 크게 못 미친다.

단 부가세 인상에도 한계는 있다. 소득·재산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이 재화 가격에 비례해 정해진 비율로 납부하는 세금이기 때문에, 역진성을 띨 수밖에 없다. 또 부가세를 인상하는 만큼 반대급부로 다른 세목의 세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전 교수는 “장기적으로 어떤 세목에 집중할지, 세목 간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의사결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론 ‘부유세’도 검토 가능한 대안이다. 전 교수는 “부동산, 금융자산 등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에 대한 세금을 올리고, 경제활동의 결과인 소득세·법인세를 낮춰주는 게 방법일 수 있다”며 “순자산에 세금을 부과하면 자산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세 부담이 커지겠지만, 자산에서 생산성이 발생한다면 다른 세금이 줄어 세 부담이 급격히 커지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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