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해외점포 1년간 3곳 줄어…현지 안착 못해 수년째 적자 못 벗어나

입력 2017-11-14 10:53 수정 2017-11-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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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시장 포화상태 해외 진출하지만...진입 규제ㆍ인지도 약해 영업 난항

최근 삼성화재가 미국 현지 보험 영업을 사실상 포기한 가운데 보험사들이 해외에서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보험사 해외점포(사무소·법인 포함) 수는 지난해 말 86개에서 올해 상반기 83개로 줄어들었다.

포화상태에 도달한 국내 보험시장을 벗어나 해외 수익원 발굴에 나섰지만 현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보험사들이 해외에서 고전을 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해외 점포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화재는 미국지점의 현지 보험계약을 재보험사에 넘기기로 정한 상태다. 2012년부터 현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보험을 취급하기 시작했지만 잦은 소송, 법인에게 불리한 배상책임 제도 등 높은 비용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현재 삼성화재는 미국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일반보험의 손해율이 매우 높아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며 “그마나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수익을 내고 있긴 하지만 미미한 수준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보험사들이 해외에 법인을 세운 지는 최대 20년이 지났으나 수익 폭은 크지 않다. 적자 상태인 곳도 적지 않다.

삼성화재가 올 상반기 중국과 동남아 법인에서 낸 실적은 총 120억 원 규모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당기순익이 2015년 23억400만 원, 2016년 18억2500만 원, 올해 13억1000만 원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해상화재 중국법인은 진출 6년 만인 지난해 적자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올 상반기 당기순익은 10억원 (627만위안)에 불과하다. KB손해보험도 중국에서 11억8900만 원의 순수익을 냈으나 이는 전년도 21억8000만 원보다 10억 원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7억3000만 원의 순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중국과 베트남에 지분투자 형식으로 진출한 DB손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안청재산보험주식유한회사의 상반기 지배주주지분 순익은 30억4100만 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손보사들은 대부분 미국에서의 보험 수익을 자사 자체 수익으로 잡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해외 보험 수익 규모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들의 해외영업도 순탄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생보사 중 해외에서 영업 중이던 곳은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2곳뿐이다.

1997년 태국에 진출한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3억4000만 원을 기록하며 첫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 법인은 2005년부터 영업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말 베트남 진출 7년여 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미래에셋생명은 해외 진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 7월 베트남 프레보아 생명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외영업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해외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국내시장 환경과 다른 문화, 진입 규제, 낮은 인지도 등 때문이다.

국내 시장과 달리 미국의 경우 손해배상 소송이 활성화돼 있고, 피해자 구제에 대한 인식이 강하다. 때문에 현지 보험사들은 손해사정을 면밀히 해 상대 과실을 증명하려 하지만 국내 기업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수준이다.

또한 보험상품 특성상 인지도를 높이기가 쉽지 않고, 해외시장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 붓기도 어려워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는 상황이다. 판매한 상품이 많지 않아 사고가 한 번 나면 크게 흔들리는 구조다.

또 해외 진출을 이끌 회사 대표의 임기가 길지 않은 점도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기 어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동경해상화재보험의 경우 처음 해외로 진출했을 때는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최근 매출이 급증했다”며 “동경화재 대표는 ‘기다리다 보면 다 된다’며 직원을 독려했으나 국내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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