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레벨업] “가격 아니라 가치를 보고 가라…아직도 싸다”

입력 2017-11-0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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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든 부동산이든 투자는 정부와 민간의 게임이다. 민간의 흥분과 좌절에 대해 적절히 응하는 정부의 움직임과 반대로 정부의 정책에 순응하거나 저항하는 민간이 벌이는 끊임없는 대응 과정이기 때문이다.

현 상황을 대입해 보자. 정부의 첫 번째 수는 소득주도 성장론이었다. 임금을 올려주거나, 가계의 비용을 덜어 소비를 살리려는 의도이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 억제에 사활을 거는 이유이다. 하지만 민간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수요와 공급에 기반한 부동산 불패론이 저항의 논리이다.

정부의 다음 수는 더 적극적이다. 기술 발전이 생산성을 향상하면, 임금 상승은 뒤따라 오게 하자는 것이다. 혁신주도 성장론의 슬로건은 ‘4차 산업혁명’이다. 정부가 직접 창업을 지원하고, 투자를 독려하다 보면 그중에서 2000년대 이후 살아남은 혁신기업이 생겨나고, 그런 기업들로 생태계가 조성될 거라는 기대감을 가진 듯하다.

하지만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은 정부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민간의 돈이 필요하다. 부동산에서 기업으로 돈의 물꼬가 바뀌어야 정부 정책은 성공할 수 있다.

세상 만사는 변한다. 그냥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는다. 정책이 방향을 정하면, 금리도 변하며 주가도 변한다. 그 변화의 주된 동력은 돈의 흐름이다. 여전히 예금과 채권이 선호되고 있지만 바람의 방향은 바뀌고 있다. 장기적인 투자에 초점을 두는 이들이 주식시장에 들어올 때가 되었다. 지금은 타이밍을 엿볼 때가 아니라, 우량 주식을 사서 보유할 때라는 것이다.

주식을 사야 할 이유는 명확하다. 싸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으로 한국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5배이다. 한국의 12개월 EPS 증가울은 전년 대비 16% 수준으로 선진국, 이머징을 포함한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최근 아시아 지역 이머징 국가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높은 편인데,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EPS 증가윹을 기록 중인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이 14~16배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 입장에서도 한국 주식시장의 매력도는 충분하다. 기업이익으로 가늠자를 국한하면 그러하다.

주가 변화는 EPS와 PER의 변화로 분해할 수 있다. 2017년 주가는 30% 상승했지만, PER는 8% 하락했다. 사상 최대의 EPS를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이를 충분하게 반영하고 있지 않다. MSCI 기준으로 글로벌 대비 할인률이 50% 육박한다. 거시 변수의 속도가 더디다 해도 할인 폭이 너무 깊다. 주가 상승이 내부가 아닌 외부 동력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더욱 그러하다. 연간 기준으로 3.6%에 달하는 한국의 3분기 GDP 서프라이즈도 수출의 힘이었다. 증가율이 주춤해도 높은 실적 레벨을 감안하면 오히려 2018년에는 PER 상승이 기대된다.

길은 앞으로 뻗어 있다. 혁신으로 인한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선진국이 앞서 투자에 나섰고, 이머징은 이제 쫓아가고 있다. 여전히 생산성 둔화에서 벗어나기 위한 투자의 시기라면, 글로벌 증시의 강세장도 이제 막 중반을 넘어섰을 뿐이다. 가격이 아닌 가치를 보고 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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