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잠재성장률 둔화 장기화…그 이유는?

입력 2017-10-2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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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설비투자 급감ㆍ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성장 잠재력 약화시켜

▲선진국과 신흥국의 잠재성장률. 하늘색:2007년/파란색:2017년. 앞에서부터 OECD 회원국 평균ㆍ일본ㆍ미국ㆍ독일 / 중국ㆍ러시아.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선진국과 신흥국의 잠재성장률. 하늘색:2007년/파란색:2017년. 앞에서부터 OECD 회원국 평균ㆍ일본ㆍ미국ㆍ독일 / 중국ㆍ러시아.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글로벌 경제 잠재성장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모두 실제 경제성장률에 비해 잠재성장률이 낮은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줄인 후유증이 지속되는 가운데 디지털 경제라는 극적인 구조변화가 일어나면서 잠재성장률 둔화가 장기화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잠재성장률은 인플레이션 변수를 제외하고 나서 한 국가가 보유한 자본과 노동 등 생산요소를 모두 투입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다. 한마디로 한 나라 경제의 진짜 실력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볼 수 있다.

신문에 따르면 올해 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잠재성장률은 1.5%로, 지난 2007년의 2.1%에서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재성장률이 뚝 떨어진 것이다. 미국 상무부가 전날 발표한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3.0%를 기록했으나 잠재성장률은 2%에 못 미치고 있다. 일본은 같은 기간 0.2%포인트 높아졌다. 최근 여성과 고령자 취업이 늘어난 영향이다. 여전히 올해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0.7%로 주요 7개국(G7) 중에서도 최저 수준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잠재성장률이 저하된 가장 큰 요인으로는 설비투자 급감이 꼽혔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OECD 국가의 설비투자는 8조6000억 달러(약 9727조 원)로, 전년보다 10% 감소했다. 2012년에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그 성장세는 완만하다. 2003~2007년에 설비투자 연평균 증가율은 7.5%였지만 2015년까지 4년간 증가율은 4.2%로 둔화했다.

이는 생산성 향상이 눈에 띄게 느려져 잠재성장률을 낮춘 이유 중 하나라고 신문은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선진국 기업들의 투자 부진 등으로 글로벌 ‘총요소 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 성장률이 0.2%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일본 생산성 본부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노동생산성 상승률은 2010~2015년에 연평균 2.2%를 기록했다. 이는 1970년 이후 최저수준이다.

고용시장 부진도 잠재성장률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과 일본은 실업률이 사상 최저 수준이지만 세계 전체로 보면 지난해 실업률은 6.3%로 금융위기 이전보다 높다.

잠재성장률을 장기적으로 억제하는 핵심 요인이 바로 급속하게 진행되는 디지털 경제화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애플과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 등 IT 기업은 자기 소유의 공장이 없다. 그만큼 제조업체들처럼 설비투자에 의한 자본 축적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추진력은 약하다.

도요타의 지난해 설비투자는 총 1조2000억 엔에 달했지만 아마존은 약 5500억 엔으로 도요타의 절반 수준이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미야자키 히로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동차 등이 관련 부품산업 등을 포함해 미치는 파급 효과는 IT 부문을 크게 웃돌고 있다”며 “만일 자동차 부문도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량 등 IT 혁신을 통한 발전이 이뤄지면 대당 부품 수가 줄어들어 오히려 혜택을 받는 산업 저변이 좁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연말 쇼핑시즌을 맞아 12만 명을 임시로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장난감 유통업체 토이저러스의 부도 등 기존 소매업체의 부진에 따른 점포 폐쇄로 더 많은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9월 의류 유통업 근로자 수는 약 132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2007년 당시보다 10% 이상 적다. 다이쇼대학의 오미네 다카오 교수는 “디지털화로 관련 서비스가 더욱 저렴해지면서 부가가치가 낮아져 잠재성장률이 더 높아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경제회복이 뚜렷하지만 일종의 선행지표인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면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기업들은 현재 보유한 풍부한 현금을 어떻게 다음 성장을 위한 투자로 연결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고 정부도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 발상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정책을 도출해야 한다고 신문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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