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원조(元祖)와 할매

입력 2017-07-17 10:4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전국 어디에서라도 거리를 지나다 보면 어김없이 간판에 ‘원조(元祖)’, ‘할매’ 등의 말이 쓰여 있는 경우를 발견하곤 한다. ‘원조 해장국’, ‘할매 순대’, ‘원조 족발’ 등이 바로 그런 예들이다.

그만큼 자기네 음식점이 오래되었고 그 분야에서는 본래부터 다른 집과는 비교될 수 없는 정통성을 갖고 있음을 선전하기 위해서 그런 간판을 내건 것이다. 즉 할머니 때부터 해온 전통이 있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할매’ 혹은 ‘할머니’라는 말을 사용하고, 그 요리의 원래 조상이라는 뜻에서 원조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다.

사전은 원조(元祖)에 세 가지 뜻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첫 대의 조상 ?어떤 일을 처음으로 시작한 사람 ?최초의 것으로 인정되는 사물이나 물건 등의 뜻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두 번째 뜻풀이 말미에는 시조(始祖) 혹은 창시자(創始者)로 순화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간판에서 흔히 보는 ‘원조’라는 말은 ‘시조’, ‘창시자’라는 의미인데 과연 그 가게가 그 음식의 창시자였을까? 당연히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국에 웬 순댓국, 해장국 창시자가 그리도 많으며, 족발이나 순두부 요리 창시자가 그다지도 많겠는가? 말을 남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예이다. 명(名)과 실(實)이 상부하지 않는다. 절제해야 할 부분이다.

간판에 그 가게의 창업자일 것으로 생각되는 할머니나 할아버지 사진까지 들어 있는 경우도 있다. 서양에서 주로 사용하는 ‘since’의 의미를 우리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진을 들이대어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창업자이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에 대한 존경의 표시라기보다는 얇은 장삿속의 노출인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할 때가 있다. 유폐 아닌 유폐를 당한 채 사는 노인이 많은 우리 사회에 유독 손님을 끌기 위한 간판에서만 할아버지 할머니가 빛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천안 신당동 공장 화재 발생…안전재난문자 발송
  • 단독 잣대 엄격해지니 1년 새 '90% 급감'…은행권 거품 빠졌다[녹색금융의 착시]
  • 고유가ㆍ환율 악재에도…‘어게인 동학개미’ 이달만 18조 샀다 [불나방 개미①]
  • 입주 카운트다운…청사진 넘어 ‘공급 가시화’ 시작 [3기 신도시, 공급의 시간①]
  • ‘AI 인프라 핵심’ 光 인터커넥트 뜬다…삼성·SK가 주목하는 이유
  • 전 연령층 사로잡은 스파오, 인기 캐릭터 컬래버로 지속 성장 이뤄[불황 깨는 SPA 성공 방정식②]
  • 단독 李 ‘불공정 행위 엄단’ 기조에…공정위 의무고발 급증
  • 뉴욕증시, 호르무즈 해협 개방 기대감에 상승...나스닥 1.22%↑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1,267,000
    • +4.24%
    • 이더리움
    • 3,497,000
    • +9.52%
    • 비트코인 캐시
    • 707,500
    • +2.76%
    • 리플
    • 2,287
    • +7.37%
    • 솔라나
    • 142,500
    • +5.09%
    • 에이다
    • 431
    • +8.02%
    • 트론
    • 436
    • -0.23%
    • 스텔라루멘
    • 262
    • +5.22%
    • 비트코인에스브이
    • 23,700
    • +6.47%
    • 체인링크
    • 14,750
    • +5.81%
    • 샌드박스
    • 133
    • +7.2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