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노믹스에 흥분한 시장, 주식 사고·채권 팔고...불안한 랠리 언제까지

입력 2016-11-14 14:53 수정 2016-11-15 10:1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감세, 금융 규제 완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쏟아낸 공약들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의 1조 달러 인프라 투자라는 경기 부양책에 주목, 주식을 사고 채권을 팔아치우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강력한 성장 덕분에 초저금리 시대와 결별하는 미래를 암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가가 오르고 채권 가격이 떨어지는 작금의 ‘리플레이션 트레이드(Reflation trade)’는 단순한 우연의 산물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전했다. 왜냐하면 투자자들은 감세와 규제 완화 등 트럼프의 경제 정책이 자신들이 원하는 형태로 실현되길 바라며 베팅하는 한편, 무역과 이민에 대한 강경 조치 등 기타 선거 공약이 경제 성장을 억제할 가능성을 거의 의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미국 장기 국채를 팔고, 주식을 사는 움직임은 지나치다고 경종을 울리고 있다.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은 이러한 시장 상황에 대해, 경기 회복이 제대로 뿌리 내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또 다시 저금리 시대가 끝났다고 말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고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자산운용사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 스콧 마이너드는 “경기 확장과 인플레이션 상승을 예측한 거래는 아마 대통령 취임식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그 다음은 현실을 마주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미국 장기 국채 가격 하락으로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가격과 반대로 움직임)은 7년 만에 최고치인 2.928%까지 상승했다. 마이너드는 “이 수준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의 금융 긴축 사이클을 마감하고나서 2~3년 후에나 예상되는 수준에 가까운 것”이라며 “금리가 이대로 계속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은 미리 정해진 금리가 수익을 결정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으로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투자자는 손해를 보게 된다. 투자자들이 채권 투매에 나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트럼프가 새 대통령에 당선된 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월 이후 처음으로 2%를 웃돌았다. 예상되는 지출로 경제 성장이 촉진되고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배경에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같은 상황이 반영되고 있다. S&P500지수의 금융지수는 9일에 4.1% 상승했다. 은행들이 장기 금리 상승과 대출 기회를 넓혀 규제 완화에 따른 혜택을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에 따르면 9일까지 1주일간 신흥국 주식 펀드에서 4억 달러가, 신흥국 채권 펀드에서는 7300만 달러가 각각 유출됐다. 모두 1주일간 유출 금액으로는 19주 만에 최고치였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2010년 봄과 2013년 하반기에 상승한 적이 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고령화에 따른 소비 감소, 부채 증가에 의한 지출 억제가 배경에 있었다.

오펜하이머 펀드의 수석 투자 전략가 브라이언 레빗은 “장기적으로 보면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들 요인은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즉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서 이겨도 인플레이션이 크게 상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주가가 비교적 고평가되어 있고 경제 성장이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정책 중 하나인 감세는 주식 투자자에게 희소식을 가져다 줄 수 있다. 기업 이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그룹은 법인세율이 현재의 26%에서 20%로 인하되면 S&P500 지수 편입 기업의 2017년 이익 증가 속도는 2배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대선 후 큰 시세 변동에 따른 주가 상승은 오래 가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이오테크놀로지주는 트럼프 정부가 약값에 대해 현 정부보다 관대할 것으로 기대되자 지난주 14% 상승했다.

쏜버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코너 브라운은 “바이오 주식을 팔고 있다”며 “헬스케어주만 보고 시장의 반응이 옳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민희진 "음반 밀어내기 권유 사실…하이브에 화해 제안했다"
  • "제발 재입고 좀 해주세요"…이 갈고 컴백한 에스파, '머글'까지 홀린 비결 [솔드아웃]
  • 부산 마트 부탄가스 연쇄 폭발…불기둥·검은 연기 치솟은 현장 모습
  • "'딸깍' 한 번에 노래가 만들어진다"…AI 이용하면 나도 스타 싱어송라이터? [Z탐사대]
  • BBQ, 치킨 가격 인상 또 5일 늦춰…정부 요청에 순응
  • 트럼프 형사재판 배심원단, 34개 혐의 유죄 평결...美 전직 최초
  • “이게 제대로 된 정부냐, 군부독재 방불케 해”…의협 촛불집회 열어 [가보니]
  • 비트코인, '마운트곡스發' 카운트다운 압력 이겨내며 일시 반등…매크로 국면 돌입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5.3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568,000
    • -0.54%
    • 이더리움
    • 5,280,000
    • +1.54%
    • 비트코인 캐시
    • 642,500
    • -0.85%
    • 리플
    • 727
    • +0.83%
    • 솔라나
    • 233,400
    • +0.47%
    • 에이다
    • 626
    • +0.32%
    • 이오스
    • 1,128
    • +0%
    • 트론
    • 157
    • +0.64%
    • 스텔라루멘
    • 149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050
    • -0.46%
    • 체인링크
    • 25,910
    • +3.89%
    • 샌드박스
    • 606
    • +0.1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