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로 가자] 작지만 강한‘부티크’…고수익 모험보다 M&A 자문 집중

입력 2016-01-0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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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ㆍ자산가ㆍ업종별 전문성 강화 타깃 마케팅…최대 5억 달러 중소형 거래 전담

자본 변동성의 시대다.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자본이 위기를 겪는 시기는 예측 불가능의 영역에 들어선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유로존과 브라질의 공공 부채 위기는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다. 위기가 언제, 어느 곳에서 모습을 드러낼지 가늠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투자은행(IB)의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2008년 쓰라린 경험을 한 이들은 이제 고수익ㆍ고위험을 좇기보다는 프라이빗뱅킹(PB)과 함께 인수ㆍ합병(M&A)과 같은 중개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특정 분야에 전문화한 부티크(boutique) IB 역시 최근 주목할 시장의 전략이다.

◇대형 IB의 이해상충, 부티크 IB 발전 원동력 = 미국에서 부티크 IB는 자본 규모로 상위 25위에 속하지 않는 중소형사를 부르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이들은 M&A 자문과 같은 전통 IB업무를 중심으로 지역별 또는 자산가별, 업종별로 시장 타깃을 전문화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라자드, 그린힐, 에버코어, 페렐라 와인버그, 세이전트와 같은 IB는 포춘 100대 기업을 전문으로 하는 부티크 IB로 분류된다. 파이퍼 재프리, 제프리스, FBR, 훌리한 로키는 거래 규모 5000만~5억 달러가량의 중소형 거래를 전담하는 IB로 통한다.

부티크 IB가 2000년대 이후 더욱 주목받은 것은 대형 IB 내부 조직 간의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엔론의 대형 회계 부정 사태가 터졌을 때 미국회계감사원(GAO)은 씨티그룹과 JP모건이 엔론의 회계 조작을 알면서도 자금을 조달한 정황을 적발했다. 대형 IB들이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을 높이고자 기업과 짜고 고객을 속인 셈이다. 이들이 전통 IB업무 영역 외에 자기매매, 기업신용공여, 프라임브로커지와 같은 업무를 함께한 것이 내부 부정의 싹을 틔운 배경으로 GAO는 분석했다.

대형 IB의 잠재적 이해상충 문제는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드러났다. 민주당 칼 레빈 의원과 공화당 톰 코번 의원의 조사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2006~2007년 1000억 달러가량의 부동산담보증권(RMBS)과 부채담보부증권(CDO)을 개인 및 기관투자자한테 판매했다. 이 와중에 골드만삭스는 자기매매를 통해 부동산 시장에서 139억 달러 매도 포지션을 취해 370억 달러의 이익을 취했다. 해당 부실을 알면서도 고객에게는 알리지 않고 자신만 부당이득을 얻은 것이다.

◇특화 IB 국내에서도 육성해야 = 국내 산업은 최근 대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동종 산업 분야 간 합병이 이뤄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삼성의 화학산업을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증권 분야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IB의 초석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IB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중소기업 특화 IB를 선정해 해당 산업의 육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코리아에셋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등이 중소기업 특화 IB 선정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기 특화 IB로 선정되면 정책자금 펀드 운용사 선정 시 우대를 받는다. 또 P-CBO(Collateralized Bond Obligations; 채권담보부증권) 발행 인수자 선정, 증권금융을 통한 운영자금 조달 등에서 혜택을 얻는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대형 증권사가 중소형 증권사의 시장 영역으로 눈을 돌리는 것을 타개하려면 국내 대형 증권사의 역량 강화와 함께 중소형 증권사의 중소기업 시장 확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연구위원은 “결국 국내 중소형 증권사의 특화, 전문화는 중소형사만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형 증권사의 경쟁력 강화가 수반돼야 시장을 이원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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