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치킨천국, 치킨지옥

입력 2015-10-0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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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봉 농촌진흥청 축산자원개발과장

치킨과 맥주,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흔히 ‘치맥’이라 부른다. 곳곳에서 치맥 페스티벌을 하고, 택시 강도가 은신처에서 치킨을 배달시켰다가 경찰에 붙잡히는 웃지 못할 사건이 있었을 뿐 아니라, 포털사이트 국어사전에 ‘치느님’이라는 단어가 신조어로 등재된 것을 보면, 한국인의 치킨과 치맥 사랑은 거의 열병 수준이라 할 만하다.

실제 치킨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치킨집의 숫자가 약 3만5000여개에 달하는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와 거의 유사하다는 비공식 통계자료도 있다.

그러나 마리당 약 2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판매되는 치킨에 비해 생닭의 산지가격은 1.6kg 기준 1588원에 불과하다. 대한양계협회에서는 대형 치킨외식업체 등을 상대로 치킨값 인하를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치킨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베이비부머들이 치킨 전문점같이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으로 몰리면서 일종의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연간 순소득은 2012년 기준 2032만원에 불과하고 창업 후 3년 이내에 휴·폐업하는 비율이 49.2%에 달한다고 한다.

비즈니스의 세계가 전쟁터와 같은 무한경쟁 시장이라고는 하나, 경제논리만이 유일한 성공 비결은 아니라는 제언을 하고 싶다. 양계농가도 웃고 치킨집 사장님들도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며 소비자들도 치맥이 주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도록 착한 경영, 착한 마케팅을 추구하는 ‘사회적 치킨업체’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들 4개의 경제 주체가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의 육계시장을 감안할 때, 이러한 마케팅 전략이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좀 더 멀리 아름다운 동행을 위한 상호 배려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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