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마케팅’ 새바람] 공감과 소통… 친구처럼 다가선 기업

입력 2014-12-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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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등 직장 에피소드 드라마 제작 이미지 메이킹… 시민 초청 공장 견학·체험 행사도

기업의 브랜드 전략이 달라졌다. 과거 제품 광고와 기업 알리기에 주력했다면 지금은 브랜드별로 흩어진 이미지를 하나로 통합하고 스토리를 부여, 대중에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00년대 초 기업들은 TV, 라디오, 신문 등 대중적인 매체를 통해 소비자들의 뇌리에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데 집중했다. 광고에 등장시킨 유명 연예인들의 인기를 브랜드 인지도에 덧씌웠다.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아닌 인기 연예인의 이미지에 매몰됐다. 브랜드가 이들 유명인의 영향력 아래에 놓이자 기업은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00년대 후반 들어 이러한 브랜드 전략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인기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제품 자체의 성능과 브랜드 우수성을 이미징하는 데 역량이 집중됐다. 이때부터 더 이상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현대자동차의 전략 차종 광고에 인기 연예인이 등장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현대차는 오로지 제품 홍보에 주력했고, 그 결과 프리미엄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했다.

최근엔 소비자와 접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도가 활발하다. 한 대기업 마케팅 담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발달하면서 일방 통행식 홍보는 설득력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소비자의 입장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먼저 이해하고 실행에 옮기는 게 최신 브랜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브랜드 전략의 최신 흐름은 기업을 소재로 한 드라마 열풍에서 잘 드러난다. 대표적인 사례가 종합상사 직원들의 일상을 담은 tvN 드라마 ‘미생’이다. 미생은 ‘상사맨’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드라마 배경인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미생의 인기로 인해 가장 큰 변화는 소통”이라며 “공통 관심사가 생기면서 내부 직원들 사이는 물론 거래처와의 관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극적인 요소로 인해 다소 과장되게 표현된 부문이 있지만, 종합상사에 대한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져 업무 성취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회사 인지도도 꽤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감성을 자극하는 극적인 요소가 대중과의 교감을 이끌어 내는 데 큰 효과를 내자 자체 드라마 제작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그룹은 웹드라마 ‘최고의 미래’를 통해 ‘젊은 삼성’, ‘일하고 싶은 직장’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삼성그룹의 소셜미디어 채널과 네이버, 다음,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최고의 미래는 10월 28일 첫 공개 후 한 달여 만에 누적 조회 수 1000만회를 돌파했다. 최고의 미래는 10대(29%), 20대(23%), 30대(22%), 40대(22%) 등 청소년부터 중장년층까지 연령대별로 고른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그룹은 내년에도 드라마 등 스토리 기반의 영상물을 제작해 인재상과 주요 사업, 근무 환경을 비롯해 ‘젊고 유연한’ 기업 이미지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지난달 사내방송을 통해 국내 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빅브레이크 시즌2’를 방영했다. 빅브레이크 시즌2는 가상의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을 통해 시장선도를 위해 필요한 일하는 태도와 자세 등을 재미있고 유쾌하게 표현한 시트콤이다. LG그룹 관계자는 “LG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공감할 만한 사례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우리 직장인들의 모습을 그렸다”고 말했다.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도 기업들의 치밀한 브랜드 전략이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1997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TOP(The Olympic Partner)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9회 연속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활동해 왔다. 특히 삼성전자는 소치 동계올림픽 선수단 전원에게 ‘갤럭시노트3’를 제공, 전세계 30억명의 시선이 집중된 개막식에서 상당한 홍보 효과를 누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IOC와 2020년까지 올림픽 공식 후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공식 후원한다.

중국 의류브랜드 361°은 얼마 전 폐막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 마케팅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361°는 중국 내 2000여개 지역에 7800개가 넘는 매장을 가진 스포츠 용품사다. 연간 매출액은 8조6000억원에 이른다. 361°는 인천 아시안게임 최고 후원 등급인 프레스티지 파트너로 참여해 선수단의 유니폼에 자사 브랜드를 새겨 넣었다.

일반인들에게 사업장을 공개해 친근감을 높이는 기업도 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어린이, 청소년, 독거노인, 외국인 등 국적과 연령에 상관없이 초청 행사를 열어 공장 견학과 각종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SK하이닉스, 금호석유화학 등 다양한 기업이 생산시설이 있는 지역의 주민들을 초청해 나눔 활동을 펼치며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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