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캐리 자금, 국내 채권시장으로 속속 유입

입력 2009-11-2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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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거래 매력 어필..환차익까지 덤으로 챙겨

달러 캐리 트레이드 흐름을 타고 국내로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이 최근 국내 채권시장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외국인 채권 보유 비중이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로 무장한 미국 등 선진국 달러 캐리 자금이 최근 국내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상황 속 펀더멘털 대비 높은 금리 수준과 평가 절하된 원화 가치로 매력을 뽐내는 채권시장으로 속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

이 같은 국내 채권시장 특징이 외국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무위험 재정거래 목적의 투자 여건을 제공했고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외국인 국내 채권 매수가 꾸준히 지속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26일 금융감독원과 채권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액은 지난 24일 기준 57조4999억원으로 집계

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외국인 국내 채권 보유잔액 55조원을 넘어선 수치다.

외국인 보유비중 역시 5.67%로 나타나 사상 최대 규모이고 지난해 리먼사태 발발 이전 수준으로 사실상 복귀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 거시분석국 관계자는 "통상 11월에는 외국인의 북클로징 등의 영향으로 채권 현물시장에서 순매수가 다소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저금리 기조하의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기대, 재정거래 유인, 채권시장에 우호적인 한국의 통화정책 등으로 인해 외국인 채권 투자가 활발히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외국인이 순매수한 1년미만 채권의 대부분은 통안채다. 통안채는 국채보다 상대적으로 금리 메리트가 높은 데다, 유통물량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재정거래를 목적으로 한 외국인의 주요 매수 대상 채권이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딜러는 "최근 미국의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해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 지면서 달러리보가 엔리보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달러 자산에 기반한 외국인의 재정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난달 국가별 국내 채권 순매수에서도 미국의 규모가 1조7500억원으로 가장 컸다는 점도 이를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이와 관련해 한국 채권시장의 재정거래 폭은 2%포인트 내외로, 채권 투자에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에 상당히 매력적이라며 최근의 원화 강세로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재정거래 폭은 2%포인트 내외로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며 "이는 주요 고금리 국가의 재정거래 유인과 비교하더라도 통화스왑(CRS) 시장을 통하거나 직접 리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에서 모두 한국의 재정거래 폭은 높은 수준에 속한다"고 진단했다.

신 연구원은 "일례로 브라질은 절대금리 메리트는 높으나 최근 달러화에 대해 금융거래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아시아 국가중 재정거래 폭이 큰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은 채권시장 규모가 한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유동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채권 투자시 환헤지 없이 투자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환차익이라는 추가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점도 채권 투자를 부추기는 중요한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글로벌 달러화 약세로 인해 지난 3월을 정점으로 원화뿐 아니라 주요국 통화 가치가 절상되고 있는 상황인 반면, 원화는 상대적으로 절하 폭이 컸기 때문에 향후 추가 절상도 가능하기 때문.

오준석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엔 환율이 최근 1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면서 "원ㆍ달러 환율도 최근 1150선을 유지할 것인지 여부가 관심인 만큼,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제한적인 외국인의 매수 여력에도 채권시장에는 우호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대외적으로도 미국 경기의 더딘 회복으로 금리 인상이 쉽지 않아 글로벌 달러화 약세 기조가 이어진다면 외국인들의 채권 투자로 인한 환차익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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