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갑자기 왜?" 황대헌 금메달에 주한 중국 대사관 ‘축하’…속내는

입력 2022-02-10 13:39 수정 2022-02-1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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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간판 황대헌(강원도청) 선수가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습니다. 그런데 황대헌의 금메달에 보이는 중국의 반응이 흥미롭습니다. 중국 네티즌들이 ‘악플’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주한 중국대사관은 축하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대사관은 불과 하루 전에는 한국이 '편파판정'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일부 한국 정치인이 반중 정서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편파 판정 이겨낸 황대헌, 금메달 획득…중국 네티즌은 '악플'

황대헌 선수가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9초219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한국 선수단에 안긴 첫 금메달인데요.

황대헌 선수의 이번 금메달은 유독 더 감동적이었던 것은 그간의 설움(?) 때문이었습니다. 황대헌을 비롯한 우리 선수들은 중국의 ‘편파판정’으로 속앓이를 했는데요. 앞서 열린 1000m에서는 황대헌 선수를 비롯해 이준서, 박장현 등 우리 선수 모두가 '편파판정'으로 무더기로 탈락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간 억울함을 한방에 날리는 황대헌 선수의 승리에 우리 국민은 물론 외신까지 축하를 전했습니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실력으로 그간의 논란을 잠재운 황대헌 선수에게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이를 지켜보는 일부 중국인은 심사가 꼬이는 모양입니다.

황대헌 선수의 금메달 소식에 중국 네티즌들이 황대헌 선수의 인스타그램으로 달려가 악플을 달고 있는데요. 해당 계정의 게시물에는 중국 국기로 도배한 댓글들이 등장했으며, 한국을 뜻하는 ‘KR’과 함께 구토하는 표정의 이모티콘들이 연속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또 “반칙으로 딴 메달” “작은 나라의 작은 마음” “한국은 소국이고 중국은 대국이다” “한국이 중국에게 무릎을 꿇었다” “어차피 중국이 승리한다”는 댓글도 달렸습니다.

하지만 이 계정은 현재 황대헌이 사용하지 않는 과거 계정입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중국인들이 모여든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렇다고 해도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욕설을 쏟아내고, 그 성과를 비하하는 행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입장식에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입장식에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주한중국대사관, 황대헌 우승 축하 메시지…"중국 국민 긍정 평가"

중국 네티즌들의 ‘욕설 테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한 중국대사관은 황대헌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주한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10일 “황대헌 선수와 한국 대표팀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한국 언론에 밝혔는데요.

대변인은 “황대헌 선수의 활약에 대해 중국 국민도 긍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중한 양국 국민의 참된 우정을 보여주고 있다”며 올림픽의 매력이 무한한 것은 ‘더 단결하자’는 스포츠 정신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또 “양국과 양국 국민의 영광, 그리고 한·중 국민 간의 우호 감정을 더욱 빛내 줄 것을 기대한다”며 “베이징 올림픽과 중·한 수교 30주년을 계기 삼아 중한 각 영역에서의 우호협력 관계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대사관은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중 황대헌을 포함한 한국 선수 2명이 실격당해 ‘편파판정’ 논란이 인데 대해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은 중국 정부와 베이징올림픽 전체에 화살을 돌리고, 심지어 반중정서를 부추기며 양국 국민 감정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중국 네티즌들의 반격을 불러일으켰다”고 했는데요, 이는 중국 네티즌들의 ‘욕설 테러’를 ‘반격’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왜 하루만에 대사관의 입장이 달라진 것일까요. 일단 한국에서 악화하는 반중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대회는 쇼트트랙 편파판정 논란 뿐만 아니라 시작부터 논란거리가 많았습니다.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조선족을 대표해 중국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중국 56개 민족 대표 가운데 하나로 등장하면서 또 다시 문화 공정 논란을 일으킨 것인데요.

외신에서도 이를 중요하게 다뤘습니다. 영국 가디언은 9일(현지시각) 도쿄발 기사에서 개막식 한복 논쟁을 소개하며 “중국과 한국이 문화 도용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역사·문화를 존중하지만 중국 소수 민족의 감정을 존중하라”는 주한중국대사관 대변인의 발언과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는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같은 날 ‘한복, 올해의 김치인가’라는 제목을 통해 지난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한복 입은 조선족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반응을 소개했죠.

보다 실리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황대헌 선수의 메달을 축하면서 자신들의 ‘편파판정’ 논란을 덮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황대헌 선수의 성과를 인정하고, 축하하면서 앞서 논란이 된 쇼트트랙 판정이 공정하다는 주장을 오히려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죠.

중국의 편파판정 논란은 한국 뿐 아니라, 역시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편파판정'으로 중국에 금메달을 눈앞에서 빼앗긴 헝가리를 비롯해 미국·일본·캐나다·대만 등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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