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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무적함대 아냐” 전경련, '코로나19' 위기에 '한시적 규제 유예' 건의

입력 2020-03-25 15:37

원샷법 적용대상 확대 등 코로나19 극복 위한 15개 분야 54개 과제 제언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왼쪽)이 25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계 긴급제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경련)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왼쪽)이 25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계 긴급제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경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위기에서 ‘대기업 대 중소기업’이라는 이분법 논리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이 무너지면 협력사까지 줄도산한 만큼 대기업을 포용하는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긴급 간담회에서 “대기업은 ‘무적함대’가 아니다. 대기업을 적대 대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대기업을 포용해서 (지원책을 마련)하면 좋겠다”며 정부가 생존을 위한 대기업의 건의를 적극 검토하고 신속히 추진해 줄 것을 주문했다.

권 부회장은 “많은 이들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영세기업을 대립자로 얘기하지만, 공동 운명체”라며 “대기업이 안되면 다들 쓰러진다”고 강조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30대 그룹 중 16개 기업이 도산했을 정도로 대기업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어 권 부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무너진 대우그룹의 경우 1차 협력사만 3100개이며 종업원이 16만 명에 달했다”며 “대기업 하나가 무너지면 중소기업, 협력사가 몇 백, 몇 천개가 무너지든지 고통을 받게 되고 근로자까지 힘들게 된다”고 호소했다.

전경련은 이날 잠재성장률 등 경제 펀더멘털이 약해진 상태에서 코로나19로 해외 수출길까지 막힌 기업들의 생존을 위해 △한시적 규제유예 제도 도입 △기업활력법(원샷법) 적용 대상 확대 △주식 반대매매 일시 중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15대 분야 54개 과제를 건의했다.

권 부회장은 이 같은 건의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차원이 다른 위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97년 외환위기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외환 유동성 위기로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은 아니었고,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 금융부분의 부실이 전 세계로 전이되긴 했으나, 우리나라의 경제 체력이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는 전 세계적인 위기로 퍼져가고 있고 우리 경제 펀더멘털까지 약화된 상황이어서 수출 전략과 국제 공조대책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권 부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파장이) 클수도 있어 아주 절박하다”며 “우리 경제의 대외무역 의존도가 70%인데 교류가 끊기고 공급망이 무너지고 있으며, 문제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고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권 부회장은 이번 건의 내용 중 규제 완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지 않아도 다른 나라에 없는 규제가 많아 우리 기업이 외국과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애플의 5분의 1, 현대차는 도요타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규제는 더 많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권 부회장은 정부가 단기적인 시장 안정 조치만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처럼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앞으로 (코로나19의) 위기가 끝나더라도 자유무역질서가 붕괴되고 자국 이익이 우선시 되는 방향으로 세계 경제가 변할 수 있어 살아가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권 부회장은 내수를 확대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튼튼하게 다져야 하고, 규제 완화기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수확대를 위해 서비스산업을 키워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우버와 다타, 원격의료, 인공지능(AI), 드론 등 다양한 혁신 서비스가 어렵다”고 꼬집으며 “기업규제를 풀어야만 서비스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권 부회장은 재난기본소득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일본의 사례를 보면 오히려 저축이나 빚 상환을 했다는 것도 있고 미래가 불안한데 사람들이 바로 소비하지 않을 것”이라며 “재난기본소득이 국가 재정부담으로 이어져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금융시장에 또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기업이 협력사에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한다든지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각 기업별로 착한 운동을 할 생각들이 있다”면서도 “다만, 큰 회사들이 자기들도 위험한 상황이라 국가가 (지원책을) 해줘야 대기업도 협력기업, 관련 이해관계자와 같이 살아야 하기 때문에 여유 안에서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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