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쥐띠 CEO] ‘위기를 기회로’ 영리한 퍼스트무버 오너 7인

입력 2020-01-02 05:00 수정 2020-01-0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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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ㆍ최태원ㆍ정태영ㆍ이재현 등…주목 받는 쥐띠 CEO 분석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쥐는 십이지(十二支)의 첫 번째 동물이다. 이와 관련한 여러 설 가운데 옥황상제의 동물 호출 설화가 있다.

옛날 옥황상제가 동물들을 연회장으로 호출하면서 순서대로 지위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소식을 듣고 가장 열심히 훈련한 소가 호출 당일 달리기 선두에 있었다. 하지만 소 등에 몰래 타고 있던 쥐가 결승선에서 먼저 폴짝 뛰어내려 1등을 차지했다는 이야기이다. 그만큼 쥐는 예로부터 영리함을 상징했다.

또 쥐는 부지런히 먹이를 모아 놓기 때문에 숨겨 놓은 재물을 지키는 존재로 여겨진다. 특히 쥐는 위험을 감지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어 어려운 여건에서도 생존성이 높은 동물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 글로벌 경제는 어느 때보다 큰 불확실성 속에 빠져있다. 재계 오너가에서 쥐띠 최고경영자(CEO)들이 경영과 투자에서 영리함과 지혜, 생존능력을 발휘해 한국경제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길 기대해본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에 활약을 예고한 쥐띠 오너가(家)가 주목을 받고 있다. 위기에 빠르게 대처해 조직을 풍요롭게 성장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변화를 주저하지 않는다는 쥐띠에 대한 경영학적 풀이처럼 올해 안정에 기반한 혁신을 이끌어갈 7인의 오너들을 만나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표적인 ‘혁신’의 아이콘이다. 1960년생인 최 회장은 기업이 이윤을 창출한다는 뻔한 공식을 깨트려버리며 ‘사회적 가치·행복 전도사’로 불린다.

그는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때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화두를 던지며 SK그룹의 지향점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돈을 버는 방법을 연구하던 기업이 어떻게 사회에 가치를 돌려줄 수 있을지도 궁리하도록 ‘더블 보텀 라인(DBL)’ 경영을 선언한 것이다.

최 회장은 “성공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행복해지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행복 경영의 가설’을 소개한 뒤 “이 가설을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지속적으로 전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과감한 혁신을 바탕으로 올해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창출과 구성원의 행복 증진에 집중해 사업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허창수 GS 명예회장 겸 GS건설 회장 역시 과감한 ‘한수’를 통해 GS사(史)의 다음 챕터를 연 인물이다.

1948년생인 그는 “지난 15년간 ‘가치 넘버1 GS’를 일궈내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안정적 기반을 다진 것으로 나의 소임은 다했다”며 지난해 돌연 그룹 회장직 퇴임을 발표했다.

그룹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젊은 리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허 회장의 과감한 결단은 2020년, 새 시대를 여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GS그룹 회장직을 내놓았지만 허 회장은 앞으로도 기업인으로, 재계 큰 어른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허 회장은 GS건설 경영에 집중하는 동시에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서 ‘재계의 큰 어른’의 역할도 이어갈 예정이다.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전경련을 통해 민간 외교전을 펼치며 우리 기업에 힘을 보탰던 허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전경련이 민간 경제외교단체와 싱크탱크로서 탈바꿈하도록 전력을 쏟는다는 각오다.

빠른 판단력으로 굵직한 인수·합병(M&A)를 성사시키며 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쥐띠 오너가도 있다. 바로 정몽진 KCC 회장과 이재현 CJ 회장이 주인공이다.

1960년생인 정 회장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분주히 확보하던 중 지난해 국내 기업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의 해외 인수ㆍ합병(M&A)에 성공했다. “KCC의 미래는 기술력에 달려 있다”고 말하며 기술 역량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던 정 회장이 세계적인 실리콘회사 모멘티브를 인수하며 KCC를 글로벌 톱3 실리콘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정 회장은 올해 기존 건자재 중심이었던 KCC를 전 세계에 연구, 생산, 판매 네트워크를 둔 글로벌 초정밀화학기업으로 변모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정 회장은 올해 유리, 홈씨씨 등 사업부를 분할해 신설한 ‘KCC글라스’의 안정화 작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다만, 이번 분할은 동생 정몽익 KCC 사장이 계열 분리를 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960년생인 이재현 회장은 굵직한 M&A와 투자를 통해 그룹의 건재를 알리고 있다. 충북 진천에 국내 최대 규모의 HMR(가정간편식) 공장이 들어섰고 미국 냉동식품 기업 쉬완스를 CJ그룹 사상 최대 규모인 2조 원에 품었다.

쉬완스의 인수는 단순한 기업 합병이 아닌 문화의 결합으로 해석된다. 한식과 미국식의 결합을 통한 한식 세계화의 선봉에 선 것이다. 쉬완스와 기존 CJ제일제당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미국 뉴욕 맨해튼 록펠러센터에 ‘비비고 QSR(Quick Service Restaurant) 팝업’도 개점했다. 이 매장은 PGA 경기장에서 화제가 된 비비콘과 비빔밥, 만두 등을 알리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인수한 해외기업과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내는 경영은 새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쉬완스의 물류거점을 통해 세계 최대 식품 시장인 미국에서 점유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지 국내 식품업계 ‘맏형’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유통업계에는 1972년생의 오너가들이 발빠르게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소비행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위기 속에서 지난해 점포 리뉴얼로 내실을 다졌다. 지난해 1월 천호점 리빙 매장을 2개로 늘리는 리뉴얼을 실시했고, 신촌점도 재단장도 돌입했다.

같은해 11월 시작한 면세점 사업도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아직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1분기에 23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분기 194억 원의 적자에 이어 3분기에 171억 원 적자로 폭을 줄인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올해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과 남양주점을 차례로 개점하면서 안정적인 사업 확장이 임무로 주어졌다. 서울 강북 도심에 두타면세점 인수 후 재개장도 앞두고 있다. 2021년 초에는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으로 추진하는 ‘여의도점’ 개점도 예정돼 있어 정 회장은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백화점부문을 이끄는 정유경 총괄사장은 면세사업 국내 3강 안착에 이어 지난해 글로벌 톱 10에 진입시키는 등 면세사업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신규 면세점 중 유일하게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3대 명품을 모두 입점시켰을 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 작품과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관광 랜드마크로 완성했다.

인터내셔날을 앞세운 화장품 사업에도 힘을 쏟았다. 패션사업만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인수한 메이크업 브랜드 ‘비디비치’의 성공을 일궈냈다. 2012년 인수 이후 7년 만인 지난해 비디비치 매출을 100배 끌어올리며 2000억원의 메가브랜드로 성장시켰다. 또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입점까지 성공하며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 총괄사장은 비디비치 외에도 산타마리아 노벨라 등 각종 해외 브랜드 판권을 확보해 화장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고, 2018년 자체 브랜드 ‘연작’ 론칭에 이어 올해 ‘로이비’(LOIVIE) 출시도 앞두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부회장은 카드업계 최장수 경영인이자 유일한 오너 경영인으로 올해도 파격 행보를 선보일 예정이다.

1960년생인 정 부회장은 작년 한해에만 현대카드와 대한항공의 PLCC 상품 제휴와 코스트코 독점 계약, 현대카드 상장 절차 진행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특히, 현대카드가 코스트코와 독점 계약에 성공했을 때 본인 페이스북에 직접 소감을 남기고, 코스트코 매장을 방문해 직접 현대카드 계약 상담에 나서는 모습을 알려 눈길을 끌었다. 또 베트남 현지 여신금융사 지분을 인수해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유럽은 현대캐피탈뱅크유럽 독자법인 진출에 성공해 해외시장 확대에도 성공했다.

올해도 정 부회장은 해외시장 진출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본격적인 상장절차 돌입과 함께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동분서주’ 할 전망이다. 아울러 상위권 카드사라는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현대카드를 데이터 전문 회사로 변신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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