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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의 따뜻한 금융] 사회적금융, 장기적 로드맵이 필요하다

입력 2018-06-05 13:18

문재인 정부 금융정책의 기조는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이다. 금융이 생산적이고 혁신적인 분야에 재원을 공급하고, 사회의 취약한 구조와 함께하면서, 조셉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말하는 ‘포용적 성장’을 이루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금융이 사회를 위하여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에서 시대의 요구에 맞는 진전된 정책 목표이다.

정부는 2월 포용적 금융의 실행 방안의 하나로 사회가치기금 설립, 사회적 금융 중개기관 인증, 사회적 금융 공급 확대 및 인프라 확충 등 다양한 정책을 담은 사회적 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과거의 어느 정부보다 적극적이고 진일보한 정책을 제시한 것이어서 사회적 금융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회적 금융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프로젝트에 자금을 융통하는 금융으로, 포용 금융의 영역을 확장시켜 주는 새로운 금융의 영역이다. 자본과 사업가 정신을 동원하여 사회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주는 강력한 도구이다. 사회적 금융은 상업 금융이 추구하는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더 어려운 과제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수행 과정에서 사회적 과제들에 대한 이해와 해결 방식 제시 등을 필요로 한다. 공급자 중심의 금융이 아니라 수요자의 문화와 눈높이를 감안해 수행되는 금융이다. 따라서 제도의 정착을 위하여 상당한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보다 공동체 정신과 사회적 경제가 일찍부터 자연스럽게 발전해왔고 ‘주는’ 복지를 넘어서 ‘사회투자’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온 유럽과 미국 등에서도 사회적 금융은 상당히 오랫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발전해 왔다. 그만큼 쉽지 않은 제도이다. 그러기에 제도의 정착을 위하여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제도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그런데 정부의 사회적 금융 추진 정책에서는 장기적 로드맵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의 사회적 금융 활성화 방안의 중요한 부분인 사회가치기금이 모델로 삼고 있는 영국의 ‘BSC’(Big Society Capital)는 12년의 연구 끝에 탄생하였다. 영국에서 2000년 4월 사회 투자 조성을 위한 ‘소셜 인베스트먼트 태스크포스’(Social Investment Task Force)가 설치되고 12년 동안의 신중한 실험과 토론의 과정을 거쳐서 2012년에 휴면예금을 활용한 BSC가 만들어졌다.

노동당 정부가 시작하고 보수당이 완성하였다.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투자은행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었고 BSC로 결실을 본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 지난 정권의 핵심 사업이 사라져 버리는 우리의 현실과 크게 대비된다. 더욱더 중요한 것은 BSC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 평가, 소셜뱅크, 다양한 임팩트 투자자, 사회적 금융 네트워크, 인력 양성 등 사회적 금융이 발전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생태계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금융은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목표를 넘어서서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 전략의 일환이며 자본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는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사회적 금융은 그 적용 범위가 매우 넓다. 따라서 우리나라 국내 문제뿐만 아니라 국제 개발, 더 나아가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 화해의 분위기 속에서 북한의 경제사회 문제를 지원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정부는 세계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사회적 금융에 대한 장기적 청사진을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업 전략을 단계적으로 수립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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