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위해선 복지 필수..공짜 아닌 공동구매 복지 논해야"

입력 2015-01-2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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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영국 캠브리지대학 경제학과 교수 인터뷰 ①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출산률은 세계 최저인 현 상황은 우리나라가 매우 불행해져 있고 복지는 형편없다는 증거이다. 복지 수요는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세금을 더 걷어가는 것이 싫으니 복지도 덜 받으면 된다는 식의 주장은 우리 사회를 더 불행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연초부터 연말정산 후폭풍이 증세 및 복지 축소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경제와 사회에 대한 해법을 끊임없이 제시해 온 장하준 영국 캠브리지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장하준 영국 캠브리지대학 경제학과 교수(이투데이)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는 지난 26일 이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가 세계적인 수준의 병리적 현상을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가 경제 수준에 비해 복지 수준이 너무 낮기 때문이며 너무 단기적인 관점에서, 그리고 틀에 박힌 진영논리로 복지 혜택을 더 늘릴 것이냐 줄일 것이냐를 논하고 있기 때문에 해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법개정 이후 연말정산으로 서민들의 지갑만 털린다는 저항감이 크게 확산하고 있고 이에 따라 한 쪽에선 `증세없는 복지`라는 불가능한 얘기를 계속할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증세를 통해 복지 혜택을 제대로 받자는 의견이 나오고, 또다른 쪽에선 무차별적이고 보편적인 복지가 재정을 파탄 지경에 이르게 하고 있다며 선별적 복지를 강조하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장하준 교수는 복지는 현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이 필요하고 따라서 이 재원을 충당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공동구매론`을 펼쳤다.

세금을 낸다는 것이 `돈을 내고 사회보험을 구매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공짜 복지`라는 말에는 어폐가 있고, 오히려 증세라는 공동구매를 통해 사회보험을 받는 가격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장 교수는 "공짜 복지, 무상 복지를 늘려야 한다, 없애야 한다는 말은 오히려 복지에 대한 건강한 논의를 후퇴시키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물건을 살 때 공동구매를 통해 물건 가격을 낮추는 것처럼 사회보험을 사는 비용, 즉 복지 비용을 낮추는 증세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장하준 교수는 세금을 통한 소득을 재분배해서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시장에 맡겨놓기만 해서는 불평등이 해소될 수가 없다. 우리는 세금 이전의 규제, 이를테면 중소기업 고유업종 지정 등의 제도를 두어 왔지만 세금을 통해 복지를 재분배하는 건 거의 못 하고 있다. 유럽은 다르다. 세금을 걷어서 재분배하기 전의 통계를 보면 유럽이 오히려 미국보다 불평등도가 높지만 시장 규제를 덜 하다가 결과가 나오면 정부가 세금을 통해 재분배해 불평등을 해소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규제는 다 풀어야 한다고 하고 각국과 자유무역협정(FTA)도 줄줄이 맺어 시장의 불평등이 커질 상황에 세금을 통해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은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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