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자기변화를 위한 이너게임(inner game)-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입력 2013-06-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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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심한 경쟁의 시대에 살면서 변화는 점점 우리의 DNA 일부가 돼가고 있다. 지식의 확장, 일하는 방식의 혁신, 관계의 개선, 일과 삶의 균형에 이르기까지 이뤄야 할 변화가 무궁무진하다. 문제는 사람들이 정작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핵심을 잘 모른다는 데 있다.

1970년대 하버드대학을 나온 한 테니스 코치는 새로운 방식으로 테니스를 가르치기로 했다. 스포츠는 학습과 변화의 프로세스를 연구하는데 더없이 좋은 실험장이다. 학습과 인간계발에 관심이 많았던 이 테니스 코치는 두 가지 특징적 현상을 발견한다.

첫째는 테니스 개인지도를 받으러 오는 거의 모든 사람이 자신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요소를 고치기 위해 정말 열성적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코치가 자신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어떤 처방을 제시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온다는 것이다.

학습의 일반적 과정을 보면 “백핸드에 파워가 없어요”하고 호소하는 학생에게 코치는 “그래요? 어디 한번 봅시다”하고는 자신이 알고 있는 올바른 백핸드 방법과 학생의 백핸드를 비교해 본 뒤 그 차이를 발견하고 다양한 방법을 지도한다. 또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르친다.

‘바른 것’과 ‘그른 것’에 대한 개념이 명확해진 학생은 이제 공을 칠 때마다 “좋았어” 혹은 “틀렸어”라고 말하는 코치의 목소리가 들리고 학생의 역할은 점점 단순화돼 간다. 이런 개인지도를 받은 학생은 내가 지시대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과 함께 내적 열망과 학습에 대한 책임의식이 약화하지만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백핸드에 문제를 가진 그 선수는 우선 날아오는 공을 바라본다. 그리고 적당한 위치로 가서 공을 치는 반응을 함으로써 결과를 만든다. 인간의 행동은 인식, 반응, 결과로 이뤄지는데 실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인식과 반응 사이에는 데이터의 해석과정이 있다.

코치의 지시대로 스윙을 해보지만 생각처럼 잘 안 되자 “난 형편없어. 난 운동신경이 없어” 하는 내면 비판을 한다. 선수는 자신감을 잃고 백핸드에 대한 공포감은 더욱 커진다. 내면 비판자는 동작 하나하나에 대해 문제를 지적한다.

자아 이미지에 대한 왜곡은 인식을 왜곡시키고 왜곡된 인식은 반응을 왜곡시킨다. 왜곡된 반응 탓인 왜곡된 결과는 왜곡된 자아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키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면의 비판자의 방해 사이클을 멈출 수 있을까. 테니스 코치는 “백핸드의 교정을 잠시 멈추고 날아오는 공을 관찰하는데 집중해봅시다. 공이 라켓에 맞는 순간 공이 어떤 상태였는지요? 그때 당신 몸은 어떠했습니까?”라며 오로지 관찰만을 하도록 요청한다.

그러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공이 더 이상 위협적인 대상이 아니고 공을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내리치는 방어적 동작이 사라지며 대신 몸은 공의 움직임에 따라 자유롭게 대응해 자연스럽게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내면의 비판자 목소리가 줄고 잠재적인 능력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어떤 스트로크를 연습할 것인가, 어떤 교정의 방법을 쓸 것인가, 힘을 얼마나 뺄 것인가 등을 스스로 선택하는 새로운 이너게임이 시작된다. 코치는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외적 환경을 만들어 줄 뿐이다.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코치가 평가하지 않고 중립적으로 바라본다고 느낄 때 의사결정자로서의 자신의 입장을 수용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인다.

이너게임의 3요소인 인지, 신뢰, 선택은 서로 연관돼 있다. 인지는 현재의 상태를 확실히 알되 자신을 평가, 비난하지 않는 것이고 신뢰는 자신의 타고난 역량을 믿는 것이며 선택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의 이동을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이다. 변화는 고통스러운 것인가? 그렇지 않다. 타인에 의해 통제되거나 평가받지 않으면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을 때 변화는 하나의 즐거운 체험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벌이고 있는 아우터게임은 외부에 존재하는 목표물을 얻기 위해 외부의 장애물을 돌파하는 것이라면 이너게임의 목표는 자신의 잠재역량을 발휘하는데 방해가 되는 내적인 요소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종류의 일을 하건, 언제나 이너게임과 아우터게임이 병존한다. 두 다리를 갖고 걸음걸이를 하듯이 두 게임을 동시에 벌임으로써 우리 인간은 앞으로 진화해간다.

이너게임 (티모시 골웨이 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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