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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의 경제 왈가왈부] 한은 금통위, 좌파와 우파로 갈리나

조동철 저물가에 3년만 인하주장, 신인석 7월엔 인하의견, 임지원 비둘기 전환 가능성도

이일형 금융불균형 억제, 고승범 연준 내년 인상, 윤면식 저물가 장기화 주요국 공통현상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3년만에 금리인하 주장을 공식화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확산했다. 다만 금통위원들의 역학상 상당기간 금리동결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비둘기파(통화완화)는 의장인 이주열 총재를 중심으로 왼편에, 매파(통화긴축)는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금통위에 앞서 금통위원들이 착석한 모습. 사진 왼쪽부터 윤면식 부총재, 고승범 위원, 이일형 위원, 이주열 총재, 조동철 위원, 신인석 위원, 임지원 위원.(연합뉴스)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3년만에 금리인하 주장을 공식화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확산했다. 다만 금통위원들의 역학상 상당기간 금리동결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비둘기파(통화완화)는 의장인 이주열 총재를 중심으로 왼편에, 매파(통화긴축)는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금통위에 앞서 금통위원들이 착석한 모습. 사진 왼쪽부터 윤면식 부총재, 고승범 위원, 이일형 위원, 이주열 총재, 조동철 위원, 신인석 위원, 임지원 위원.(연합뉴스)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3년만에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는 중이다. 실제 지난달 31일 5월 금통위 직후 나온 대내외 투자은행(IB)들의 보고서를 보면 이같은 분위기가 역력하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은 시간문제라며 이르면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7월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5월 금통위에서 성장과 물가에 대한 자신감은 대폭 후퇴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은 지난 4월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전망경로의 하방위험은 다소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은이 당장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또, 연내 동결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도 여전하다.

실제 이주열 한은 총재는 31일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동철 위원의 인하 의견에 대해서도 그는 “소수의견은 말 뜻 그대로 소수의견. 이게 금통위의 시그널이다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2주후 나올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대한 확인절차가 필요하지만 당분간 한은 금통위는 인하와 이를 반대하는 의견이 팽팽히 맞설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비둘기파(통화완화)는 금통위원 좌석 배치상 의장(총재)의 좌측에, 매파(통화긴축)는 우측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저물가·경기부진에 조동철 위원 인하 주장, 신인석 위원도 인하 예고 = 조동철 위원이 인하를 주장한데는 저물가와 경기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4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조동철 추정 위원은 “경기 및 물가의 둔화흐름이 뚜렷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향후 통화정책은 경기와 물가 등 거시경제의 하방위험 완충에 보다 유의하면서 운용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8일 한은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 강연에서 “장기간에 걸쳐 목표 수준을 큰 폭으로 하회하고 있는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시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해 사실상 금리인하 필요성을 공식화했다.

한은 수정경제전망이 발표될 7월엔 신인석 위원도 인하주장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그는 4월 금통위에서 2분기(4~6월) 중 가계부채 추이를 본 후 인하를 주장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4월 의사록에서 신인석 추정 위원은 당시 한은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낮췄음에 불구하고 “실물경기의 동향, 물가상승률 추세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전망에도 다소 하방위험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특히 “물가상승률의 부진 또는 점진적 하락이 올해 중 해소되기보다는 지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음은 2% 물가안정목표제 아래 통화정책을 운영해야 하는 정책담당자로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1년 가계대출 증감의 동인, 그리고 그 기저 요인의 추이를 볼 때 은행 전세자금대출 추가 확대가 올해 1분기와 같이 제어된다면 가계대출 증가율은 점진적인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2분기 중 이를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1분기중 가계빚 증가율은 4.9%에 그쳐 14년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2분기중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만, 웬만한 증가세가 아니라면 신 위원은 이를 고려요인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이투데이 정리)
(한국은행, 이투데이 정리)
◇임지원 위원 매파적 중립에서 비둘기적 중립으로 돌아서나 = 임지원 위원 입장에 변화가 있었을지도 주목거리다. 그는 4월까지만 해도 중립에서 다소 매파에 가까웠던 인물이다.

4월 의사록에서 그가 주목했던 변수들을 보면 △성장세와 주요국 정책 및 금융상황 △선행성이 있는 일부 서베이지표 △수출 및 취업자수 △소비자물가 △금융불균형 등 다섯가지다.

4월 금통위 당시 그의 평가를 보면 우선 성장률 하락세는 1분기엔 예상보다 좀 깊었지만 주요국 정책과 금융상황은 우호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성장률 둔화가 본격적 하강국면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점차 안정화되거나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미중 무역긴장과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시한이 연장되는 등 작년 하반기 이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서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던 주요국 정책 불확실성도 축소됐다.

선행성이 있는 일부 서베이지표에서 개선조짐이 관찰되고 있고, 1분기 중반 이후부터는 수출감소가 안정화되고 비제조업 부문 취업자수 증가 폭도 확대되는 등 일부 지표에서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봤다. 재정지출의 성장기여도 역시 좀 더 높아질 것으로 판단해 국내경제 성장률이 추가적으로 더 둔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역시 하반기 이후에는 오름세가 다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불균형 누적위험은 차츰 완화되는 것으로 보이나, 금년도에 계획된 수도권 아파트 입주와 분양물량 등을 고려할 때 계속적인 경계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4월 금통위 후 전개상황을 보면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고, 브렉시트는 노딜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위협받고 있으며,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00원에 바싹 다가섰다. 수출은 6개월째 뒷걸음질 쳤다. 특히 5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9.4% 하락해 2월(-11.4%) 이후 두달째 이어지던 하락폭 감소에도 제동이 걸렸다. 소비자심리지수 또한 6개월만에 꺾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넉달째 0%대에 머무르고 있는 중이다. 임 위원이 주목한 변수 중 재정지출과 금융불균형 문제를 제외하면 매파적 입장을 유지할 논리가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 기준년 변경, 한은 새로운 잠재성장률 추정도 변수 = 전통적 매파인 이일형 위원과 윤면식 부총재는 가계부채발 금융불균형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저물가는 정부 복지정책 등에 따른 관리물가 등 요인이 크며, 딱히 우리만의 문제도 아니라는 판단이다.

4월 의사록에서 이일형 추정 위원은 “기조적 물가흐름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약한 수요압력과 더불어 낮은 소비자물가가 지속되는 것은 관리물가와 글로벌 및 구조적 요인들에 상당 부문 기인한다”며 “금융불균형 누증속도는 둔화되고 있지만 그 정도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윤면식 부총재 추정 위원도 “인구고령화, 글로벌화, 기술진보, 온라인 상거래 증가와 같은 유통혁신, 복지정책 강화 등 구조적인 물가하방 요인을 고려해 본다면 향후 경기상황 개선 여부와 관계없이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을 상당 기간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저물가 장기화는 대다수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고승범 위원은 여기에 더해 한미 금리차에 대한 부담이 여전하다. 윤면식 부총재와 함께 고 위원은 지난해 금리인상기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 100bp(1bp=0.01%포인트)에 대한 우려가 컸었다. 고승범 추정 위원은 “예상보다 완화적이었던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 이후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당분간 사라진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에 미국경제가 회복되고 물가도 목표치에 근접한다면 연준이 점도표에서 밝혔듯이 내년 중 추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지적도 상존한다”고 말한바 있다. 고 위원은 연준이 금리인하를 공식화하는 조짐을 보이지 않는 이상 금리인하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반면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준년 개편과 한은의 새로운 잠재성장률 추정도 고려할 변수다. 한은은 4일 국민계정에 대한 기준년을 기존 2010년에서 2015년으로 개편하면서 1분기 국민소득 잠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기준년 개편이 GDP를 끌어 올릴지 아니면 내릴지는 미지수다.

한은은 기준년 개편이후 이르면 올 상반기나 7월 수정경제전망시 잠재성장률을 새롭게 추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주열 총재 등은 이미 2.8%에서 2.9%였던 잠재성장률이 2%대 중반으로 떨어졌다고 공식화한 바 있어, 이를 확인하는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2.5%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7월에 0.1%포인트나 0.2%포인트 가량 하향조정된다 해도 한은은 잠재성장률 수준에 근접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통화정책방향에 삽입된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라는 문구가 현재도 유지되고 있는 중이다. 같은기간 한은의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8%에서 2.7%(작년 10월), 2.6%(올 1월), 2.5%(올 4월)로 줄곧 하향조정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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