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훤당(萱堂)과 춘부장(椿府丈)

입력 2019-05-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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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5·18민주화운동기념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일 등 잊지 말아야 할 날들이 참 많다. 이른바, ‘5·18 망언’으로 인해 5·18민주화운동기념일이 가장 부각된 게 현실이기는 하지만 실은 선남선녀(善男善女)와 필부필부(匹夫匹婦)가 진정으로 기억해야 할 날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어버이날은 절대 잊어서는 안 될 날이다. 어린이날도 어버이날 못지않게 잊지 말아야 할 날이지만 어린이날을 잊는 부모는 거의 없으나 어버이날을 잊는 자식은 더러 있기에 어버이날을 잊지 말자는 말을 더 강조할 필요가 있다.

남의 어머니를 높여 부른 말 중에 훤당(萱堂)이란 말이 있다. ‘원추리 훤’, ‘집 당’이라고 훈독한다. 원추리꽃은 근심을 잊게 한다고 하여 ‘망우초(忘憂草:잊을 망, 근심 우, 풀 초)’라고도 한다. 모든 근심 걱정을 다 잊고 노후를 편히 지내시라는 뜻으로 어머님이 계시는 별채의 뜨락에 이 꽃을 많이 심었기 때문에 어머님이 계시는 방을 ‘萱堂’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이것이 나중에는 남의 어머니를 높여 부르는 말이 되었다.

남의 아버지를 높여 부르는 말로는 춘부장(椿府丈)을 많이 사용한다. ‘椿’은 흔히 ‘참죽나무 춘’이라고 훈독하지만 실은 매우 장수한다는 상상 속의 나무로서, ‘장자’에 나오는 고사에 의하면 이 나무는 8000년을 봄으로 삼고 다시 8000년을 가을로 삼는다고 한다. ‘府’는 ‘마을 부’라고 훈독하므로 椿府는 ‘장수 마을’이라는 뜻이고, ‘丈’은 ‘어른 장’이니 椿府丈은 ‘장수마을의 어르신’이라는 뜻이다. 한철 8000년을 4계절로 곱한 햇수인 3만2000년을 사는 椿府의 어르신이니 얼마나 장수를 하시겠는가! 椿과 春(봄 춘)은 발음이 같으므로 더러 ‘春府丈’으로 쓰기도 한다. 5월의 끝자락에서 내 부모님, 남의 부모님을 다 생각하며 어버이날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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