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소준섭의 중국 경제인열전] 좋은 명성이 가장 큰 자산이었던 홍콩의 거부 리카싱

국회도서관 조사관

홍콩의 거부 리카싱 회장, 자그마치 홍콩 증시 시가총액의 10% 이상이 그의 손에 쥐어져 있다. 그는 일찍이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0년 억만장자’ 순위에서 세계 14위 부자로 꼽히기도 했다.

시장의 흐름을 미리 읽어내다

리카싱은 1928년 중국 남부 광둥성(廣東省) 차오저우(潮州)에서 태어났다. 리카싱은 홍콩어 발음이고, 중국어 발음으로는 리자청(李嘉誠)이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장을 지냈고, 조부는 청나라 말기에 조정이 12년에 한 번씩 각 성(省)의 우수 학생만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시험에 뽑힐 정도로 수재였다. 1939년 일본이 중국을 침략하자, 1941년 그의 아버지는 가족을 데리고 홍콩으로 이주해 외숙의 집에 기식하였다. 2년 뒤 그의 아버지는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진 리카싱은 학업을 포기하고 취업했다. 처음에 그는 외숙이 운영하는 손목시계 제조회사에서 청소를 하고 차를 끓이는 보조원으로 일했다.

당시 그의 나이 불과 14세였다. 이 시계 회사에서 매일 가장 먼저 가게에 나오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사람이 바로 그였다. 매일 열여섯 시간씩 일한 그는 3년 뒤 17세 되던 해, 철물과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회사에 들어가 영업사원으로 근무했다. 그는 그곳에서 뛰어난 영업 실적을 올려 18세에 과장으로 승진했고, 2년 뒤에는 사장이 되었다.

1950년 마침내 그는 자기 돈 7000달러를 투자해 청쿵(長江) 플라스틱 공장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리카싱은 품질이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경영 원칙을 세우고 이를 성실하게 실천했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대형 백화점을 비롯한 많은 거래처들이 리카싱이 제시하는 가격 그대로 계약을 체결했고, 어떤 업체들은 50%의 보증금을 선불하기까지 했다.

1957년, 그는 청쿵 플라스틱 공장의 이름을 청쿵 공업주식회사로 바꾸고 회사도 이전했다. 당시 유럽과 미국에서 플라스틱 조화(造花) 붐이 불고 있었고, 그리하여 가정과 사무실, 호텔 등을 가리지 않고 수요가 폭발했다. 리카싱은 이 붐을 타고 원래 주로 플라스틱 완구를 생산하던 공장을 플라스틱 조화를 대량 생산하는 것으로 전환하고 또 유럽과 미국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마침내 그의 회사는 세계 최대의 플라스틱 조화 생산 회사가 되었고, 그에게는 ‘플라스틱 조화 대왕’이라는 칭호가 붙여졌다.

모두가 중국에서 철수할 때 오히려

1950년대 말부터 홍콩 경제는 크게 비상하기 시작했다. 홍콩은 본래 ‘탄환의 땅’이라고 불릴 만큼 면적이 협소한 곳이다. 리카싱은 바로 이 점에 착안해 자신의 기업 방향을 부동산 투자로 전환하고 공장 투자를 대폭 축소하는 대신 남은 잉여자금 전부를 부동산 분야에 투자하였다. 이 과정에서 홍콩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도 있었지만, 그는 오직 사들일 뿐 매도하지 않고 묵묵히 그의 목표를 실행해 나갔다. 특히 1973년 국제 석유파동으로 세계 경제가 대불황에 빠지게 되었고, 홍콩 경제와 홍콩 부동산업계도 크게 타격을 받았다. 부동산 가격은 크게 폭락하였다. 하지만 리카싱은 오히려 중심지의 유명 호텔을 사들였다. 비록 호텔업은 단기적으로 불황을 맞았지만 몇 년 뒤엔 호텔 부근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였고, 더구나 일대 지하철역 주변 개발권을 따냄으로써 그가 이끄는 청쿵실업의 명성은 더욱 커졌다. 1972년 리카싱의 회사가 상장하는 날 회사 주식은 상종가를 쳤다. 그리하여 상장한 지 1년 만에 회사가 보유한 토지 규모는 20배로 커졌으며, 그의 회사는 본격적으로 거대 기업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지난해 5월 10일 리카싱 당시 CK허치슨홀딩스 회장이 연례총회 후 회장직을 장남 빅터 리에게 넘긴다는 공식 발표를 하고 기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홍콩/EPA연합뉴스
▲지난해 5월 10일 리카싱 당시 CK허치슨홀딩스 회장이 연례총회 후 회장직을 장남 빅터 리에게 넘긴다는 공식 발표를 하고 기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홍콩/EPA연합뉴스

언제나 “운이 좋았다”며 겸손한 태도

1979년 그는 상하이(上海)에 있는 후이펑(匯豊) 은행의 주식을 대대적으로 매입해 최대 주주가 되었다. 이어서 영국계 은행인 ‘허치슨 왐포아(화기황포·和記黃埔)’를 사들여 최초로 영국계 은행을 인수한 중국인이 되었다. 이제 그의 재산은 홍콩 정부와 필적할 정도가 되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부분의 외국 기업들은 모조리 중국에서 철수하였다. 하지만 이때 그는 사람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역발상으로 오히려 중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는 중국 대륙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홍콩 투자자였고, 결과는 엄청난 성공이었다.

리카싱은 자신의 성공에 대하여 언제나 운이 좋았다며 겸손해 했다. 그러나 그의 대성공은 단지 운이 좋다거나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결코 아니었다.

먼저 그는 이른바 ‘연합경영’에 탁월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재력과 물력을 활용하고 자신은 매우 적은 현금을 사용하여 신속하게 이윤을 창출하는 부동산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향유하였다. 그리하여 저렴한 토지를 보유했지만 자금과 전문지식을 가지지 못한 회사에 공동으로 개발하자는 제의를 했다. 그가 제시하는 가격은 상상외로 높았지만, 사람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은 4년 뒤 건물이 완성된 뒤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이미 대폭 상승하게 되고 그래서 리카싱은 본래 자기 소유가 아니었던 건물로부터 엄청난 이득을 취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리카싱은 비록 건축비를 부담하게 되지만, 입주자들의 계약금만 가지고도 이미 그 부담은 크게 감소되었던 것이다.

그의 다른 성공 요인은 바로 좋은 명성이었다. 청쿵 기업의 한 관계자는 “청쿵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가 있다. 바로 명성, 명성 그리고 또 명성이다”라고 단언했다. 어느 유명한 부동산업자는 “리카싱은 전에 몇 번이나 우리를 충분히 무너뜨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또 홍콩에서 근무하는 영국 국적의 한 경영자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기업가들은 단 몇 푼을 위해서 당신을 죽이지만, 리카싱은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

“어느 누구와 겨룬다는 생각 안 해”

어느 날 한 기자가 리카싱에게 질문을 던졌다. “뛰어난 스포츠 스타는 반드시 강력한 라이벌이 있음으로 하여 비로소 놀라운 성적을 낼 수 있게 된다. 당신은 누구를 라이벌로 생각하는가?” 그러자 리카싱은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제껏 단 한 번도 어느 누구와 겨룬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직 내가 세운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을 뿐이다.”

실제 리카싱은 언제나 합리적이고 냉정했으며, 동시에 언제나 주주들에게 유리한 출발점을 따라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였다. 결코 감정에 휘둘리거나 사사로이 개인의 영웅주의를 만족시키기 위한 과시욕에 사로잡히지 않았다. 또한 거짓이나 과장된 언행으로 사람들의 인기를 끌려 하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들이 비판한다고 해서 자신의 기존 방침을 바꾸지도 않았다. 그는 그저 묵묵히 시기가 오기만을 기다렸고, 그 시기가 오면 자기의 판단대로 실행에 옮길 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매번 이렇게 한 방울의 피도 흘리지 않고 온전하게 승리를 거두었다.

합리적이고 냉정, 또 하나 ‘성실’

리카싱이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곧 성실함이었다. 그는 평생 매일같이 열 시간을 넘게 일했으며, 결코 자신의 부를 자랑하지 않았다. 그의 시계는 고급이 아닌 보통 시계였고,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같은 마음을 시종여일 유지하였다. 또 공과 사가 분명하여 점심 식사도 항상 자기 돈으로 지출하였다.

그는 가정 형편으로 정규 대학을 다니지 못했지만 하루도 독서와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잠을 자기 전에는 반드시 독서를 하였고, 특히 사업과 관련되는 내용이면 아무리 어려워도 반드시 끝까지 완독했다. 또 저녁 식사 후에는 20분 정도 영어로 방영되는 TV를 반드시 시청했다. 영어 능력과 국제 감각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는 90세 생일을 두 달 앞둔 지난해 5월, CK허치슨홀딩스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장남 빅터 리를 후계자로 지명하였다.

소준섭 국회도서관 조사관 opinion@etoday.co.kr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상승 종목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prev
  • next
    • 비트코인
    • 12,587,000
    • -2.32%
    • 이더리움
    • 268,000
    • -2.33%
    • 리플
    • 392
    • -2.72%
    • 라이트코인
    • 117,900
    • -3.36%
    • 이오스
    • 5,135
    • -1.62%
    • 비트코인 캐시
    • 382,400
    • -3.26%
    • 스텔라루멘
    • 115
    • -3.36%
    • 트론
    • 32.4
    • -4.14%
    • 에이다
    • 92.3
    • -4.84%
    • 비트코인에스브이
    • 203,700
    • -1.02%
    • 모네로
    • 99,400
    • -0.89%
    • 대시
    • 157,900
    • -0.62%
    • 이더리움 클래식
    • 7,440
    • +0.26%
    • 103
    • -2.83%
    • 제트캐시
    • 100,000
    • -4.67%
    • 비체인
    • 7.65
    • -3.04%
    • 웨이브
    • 2,305
    • -1.2%
    • 베이직어텐션토큰
    • 295
    • -3.9%
    • 비트코인 골드
    • 29,000
    • -4.41%
    • 퀀텀
    • 3,882
    • -6.54%
    • 오미세고
    • 2,055
    • -0.24%
    • 체인링크
    • 4,251
    • -6.95%
    • 질리카
    • 17.6
    • -3.82%
    • 어거
    • 19,000
    • -2.6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