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늘어도 간접비 못줘”···건설업계 후폭풍에 골머리

입력 2018-11-2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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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나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기간을 연장시켜도 피해는 건설사들이 고스란히 지게 될 상황이 되면서 건설업계가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달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현대건설 등 12개 건설사가 서울시를 상대로 낸 공사대금(간접비) 청구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공공 공사는 실제로는 사업연도별로 별개의 계약을 맺어 진행하는 만큼 총 공사기간을 정해둔 것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간접비는 현장 직원에게 지급하는 비용인 간접노무비와 현장사무실 운영비 등을 뜻하는 것으로 현재의 구조상 공사기간이 길어질수록 간접비용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 대해 건설업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그 동안 입찰 때 공고된 총공사비와 공사기간을 총괄계약으로 인식해 왔기 때문이다. 총괄계약을 근거로 입찰에 참여했고, 이를 근거로 낙찰받은 뒤 차수별로 계약을 해온 관행과도 어긋난다는 것이 건설사들의 입장이다.

특히 예산이 확보될 때마다 차수별 계약을 맺어야 하는 을 처지의 건설사들이 매번 공기 연장 간접비를 청구하라는 것도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번 대법원 판결로 현재 법원에 계류중인 소송가액 총 1조2000억 원 규모의 260건에 달하는 건설사 간접비 소송에도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시행된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도입에 따른 공기 연장 피해는 건설업계가 고스란히 입게되고 오히려 발주처인 공공기관은 전혀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1심과 2심에서 ‘간접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오면서 발주처들은 계약조건에 ‘간접비 포기각서’를 요구해 왔었다”면서 “이번 대법원 판결과 향후 간접비를 받기는 힘들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미 공공 공사 건설현장에서는 발주처들의 귀책사유로 공사기간 연장이 적지 않다고 항변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내놓은 ‘공공공사비 산정 및 관리 실태와 제도적 개선 방안’에 따르면 2011~2013년까지 총 821개 공공 공사 현장 중 254개 현장에서 공기 연장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계약 구조상 간접비 분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장기계속공사 계약을 퇴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장기계속공사는 예산이 확보될 때마다 1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 방식인데 건설업계는 한번에 총액계약을 맺는 계속비공사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도 문제점에 대한 개선을 시사 했다.

최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진행 중인 소송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발주자 사유로 인한 공기연장 비용을 계약 상대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일을 한 만큼 보상해 주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인데 정부와 공공기관이 이를 무시하면 되겠느냐”면서 “이번 판례를 계기로 제도 개선 등의 기회를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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