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2009년 이후 첫 경기침체…신흥시장 혼란 더욱 심화

입력 2018-09-0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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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성장률, 올 들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랜드화 가치는 2016년 초 이후 최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9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신흥시장 혼란이 더욱 심화하게 됐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발달한 국가로 평가받는 남아공은 올 들어 2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2009년 이후 첫 경기침체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올해 초 부정부패로 탄핵 위기에 몰렸던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이 사임하고 시릴 라마포사가 새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남아공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나왔다. 그러나 남아공은 GDP 성장률이 1분기에 -2.6%로 추락하고 나서 2분기에도 -0.7%를 기록하면서 결국 경기침체에 빠지게 됐다. 일반적으로 2분기 연속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내면 경기침체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침체 확정에 이날 남아공 랜드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전 거래일 대비 2.8% 급락해 지난 2016년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강달러에 따른 신흥시장 자산 가치 하락 불안을 더욱 고조시켰다. MSCI신흥시장환율지수는 이날 0.7% 하락해 지난달 10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멕시코와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안에 합의한 가운데 캐나다가 NAFTA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면서 멕시코 페소화는 달러화에 대해 1% 떨어졌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도 정부의 긴축정책이 외환위기를 벗어나는 데 불충분하다는 인식 속에 2.3% 급락했다. 터키 리라화도 1.2% 하락하면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제임스 로드 모건스탠리 투자전략가는 “신흥시장 투자자들은 험난한 여름을 보냈으며 불행히도 9월도 그다지 안도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아직도 많은 난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남아공 통계청은 “2분기에 농업과 무역, 제조업 활동이 모두 위축됐다”며 “1분기 GDP 성장률 낙폭도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컸다”고 밝혔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라지아 칸 수석 아프리카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남아공 경제 출발점이 우리가 가정했던 것보다 훨씬 나빴다”며 “남아공은 긍정적 성장을 이루려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경제는 경기침체에 접어들기 전에도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연 GDP 성장률은 2013년 이후 한 번도 2% 이상을 달성하지 못했다. 실업률은 현재 27%를 넘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최근 소비자들이 압박을 강하게 받는 등 심각한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1000억 달러(약 112조 원)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등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약속해 권좌에 오를 수 있었다. 그는 주마 체제에서 부패로 얼룩졌던 국영기업 주요 간부들을 대거 교체하고 전문 관료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최근 중국과 중동 국가들로부터 막대한 투자 약속을 얻어내기도 했다.

여전히 투자자들은 주요 부문, 특히 광업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으로 남아공 경제에 확신을 갖지 못한다고 FT는 지적했다. 현지 광산업계는 올해 집권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광산 소유권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반발하고 있다. ANC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 이후에도 계속된 경제 불평등에 대처하고자 일부 상황에서 보상 없이 토지 수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ANC의 토지개혁 가속화 제안이 재산권을 해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투자자들을 달래고 있다.

남아공 중앙은행도 고민에 빠졌다. 레세차 칸야고 남아공 중앙은행 총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성장을 촉진할 정책을 더 추진할 여지가 별로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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