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전쟁 韓산업 영향은] ③철강, 전쟁 장기화 땐 타격 불가피

입력 2018-07-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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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업계가 미중 무역전쟁 확산 가능성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당장 국내 철강업계가 받는 당장의 타격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강업계가 연간 중국으로 수출하는 철강은 7400만 톤 수준인데, 이 수출 물량 가운데 다시 미국으로 수출되는 양은 약 90만 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다른 피해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중국에 계열사를 두고 있는 철강업체의 경우, 사태 추이를 보며 대책을 세우고 있다.

◇ 문제는 동남아 수출 감소 = 유럽연합(EU)은 19일(현지시간) 23개 철강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잠정 조치를 발동하며 역내 무역 보호 조치에 나섰다. 이에 따라 EU는 수입 철강에 글로벌 쿼터를 적용한다. 국가에 상관없이 쿼터 물량까지는 무관세로 수출하고, 물량을 모두 채우면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이에 대해 국내 철강업계는 EU의 쿼터 설정이 미국 방식처럼 수출 물량이 감소한 것이 아닌 데다, EU 수출 비중도 전체 수출 대비 11% 수준이어서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제는 이로인해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 다변화 정책에 적색등이 켜졌다는 것이다. 미국과 EU가 수입 철강에 대해 관세 부과 조치를 내려 미국과 EU로 향하던 철강 물량이 동남아, 서남아로 집중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베트남의 수입 열연 가격은 인도발 수출 물량의 증가로 조정되고 있는 추세다.

국내 철강업계의 동남아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 대비 27%로 가장 크다. EU의 최대 수출국인 인도를 포함해 터키, 중국 등이 이 물량을 돌릴 동남아로 돌릴 경우, 국내 철강업계의 동남아 수출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동남아 철강 시장은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는 중국이 이미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철강업계가 동남아 시장의 새 판로를 뚫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데, 많은 양의 철강을 생산할 수 있는 중국 업체들이 마음만 먹으면 더 싸게 철강을 팔 수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EU 등이 무역 장벽을 쳐도 다른 국가에 수출 물량을 한꺼번에 늘릴 수도 없다”며 “한 국가에 급격하게 수출을 늘리면 반덤핑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장기화 땐 내수 시장도 교란 = 국내 철강업계는 이럴 때 일수록 내수시장을 지켜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 전쟁이 심화되면 해외업체의 철강이 국내에도 유입돼 내수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의 경우 내수시장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탓에 해외 철강의 국내 유입에 대한 걱정이 클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이 때문에 국내 철강업체들은 우리나라 자국 무역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선제적 조치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계는 내·외부적으로 호재가 하나도 없어 힘든 시기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과 중국처럼 정부 차원에서 일찍이 나서 철강 통상 문제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 CSP제철소의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 동국제강은 오히려 G2 무역전쟁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브라질은 미국에 철광석·슬래브 등의 원료와 반제품을 공급하는 중요한 무역 대상국이어서 이번 미국 정부의 232조 시행 과정에서 100% 쿼터를 확보하고 있다. CSP제철소는 전체 생산 물량 중 약 10~15%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 이후 가격이 급등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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