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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판가 인상 놓고 조선-철강업계 ‘동상이몽’

후판가 인상 여부를 두고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조선업계가 업황을 고려해 후판가 인상을 미뤄달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지만, 철강업계는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을 감안하면 더 이상 가격 인상을 늦출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후판은 배를 만들 때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이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통상 반기(6개월)마다 개별적으로 후판 가격 협상에 돌입하는데, 철강업계는 4년여 만인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연속으로 후판 가격을 올렸다.

최근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이 추가 가격 인상을 추진하면서 조선업계가 철강업계에 배려를 요구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16일 각 조선 업체별 조선소가 정상화될 때까지 후판 가격 인상 시기를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철강업계가 후판 가격을 올리면 조선업계는 생존에 큰 위협을 받는다는 이유에서다.

조선업계의 ‘읍소’에도 철강업계의 반응은 시큰둥 하다. 철강업계는 이미 수년간 조선업계의 상황을 배려해 후판가 인상을 최소화해 왔기 때문이다. 더불어 글로벌 조선업황이 호황을 이룰 때, 국내 철강업계는 후판 대부분의 물량을 국내 조선업체에게 밀어주며 조선업계의 성장을 도왔다. 후판가 인상에 대한 명분이 충분한 셈이다.

후판을 생산하는 A업체 관계자는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이를 후판가에 반영해 오지 않고 손해를 감수해왔다”면서 “이미 철강업계도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후판가 인상을 미룰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후판 가격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터무니없이 낮다는 입장이다. 2007~2008년 조선업이 호황일 때 t당 100만 원을 웃돌던 조선용 후판 가격은 2015년 이후 t당 50만원 선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가격 조정 이후 소폭 인상됐지만, 거래되는 금액은 t당 60만 원선이다. 일반 유통용 후판가에 비해 20% 정도 저렴한 셈이다. 철강업계가 후판 가격 인상을 두고 ‘가격 정상화’ 차원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동국제강의 경우 조선용 후판 가격이 쉽사리 올라갈 기미가 안보이자, 일반 유통용 후판 비중을 60~70%까지 높였다. 동국제강은 올해 후판 사업의 수익성이 전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조선용 후판의 비중을 높일 여지는 남겨뒀다. 김연극 사장은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가격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면, 현재 60%인 조선용 후판공장의 가동률을 100%까지 올릴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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