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홍익희·홍기대, ‘화폐혁명’

입력 2018-06-1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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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 아닌 분권 지향하는 암호화폐

새로운 화폐인 암호화폐에 관한 관심이 뜨거운 시점에 화폐혁명을 다룬 책이 나왔다. 책 제목도 ‘화폐혁명’(앳워크)이다. ‘유대인 이야기’로 명성을 얻은 홍익희 세종대 대우교수가 아들 홍기대 씨와 힘을 합쳐 내놓았다.

‘화폐혁명’은 인류 역사 전편에 걸친 화폐혁명을 개관한 책이다. 저자들은 화폐혁명을 세 번, 즉 실물화폐의 등장, 신용화폐의 탄생 그리고 암호화폐의 등장으로 접근하고 있다. 6개 장으로 구성된 책의 제목들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성격을 이해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새로운 화폐혁명의 전조 △1차 화폐혁명(실물화폐 △2차 화폐혁명(신용화폐) △3차 산업혁명(신뢰화폐) △암호화폐를 둘러싼 전쟁. 여기서 신용화폐는 글로벌 신용화폐로 통용되고 있는 달러이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이해할 수 있다.

“화폐 진화의 역사에서 가장 큰 사건은 화폐라는 불세출한 개념의 탄생, 1차 화폐혁명이라 할 수 있다. 2차 화폐혁명은 강대국이 공여하는 신용을 토대로 한 패권적 화폐권의 발생이다. 공간적 영향력의 확대가 2차 혁명의 요체다. 달러의 그늘에서 태동한 암호화폐는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분권을 지향한다. 자유와 창의가 암호화폐의 가치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분량으로 보면 3분의 2는 화폐 발전사에 대한 개관이고, 3분의 1은 암호화폐 이야기이다. 화폐발전사는 역사를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점을 찾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암호화폐 부분은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독할 만큼 가치가 크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약간 어려울 수도 있지만 암호화폐의 현재와 미래를 정확하게 다룬 흔치 않은 책이다. 일반 독자는 물론이고 투자자들에게도 암호화폐에 대한 빛과 그림자를 제공할 것이다.

암호화 기술에 바탕을 둔 비트코인과, 이것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비트코인캐시와 비트코인골드 등의 구조적 특성을 다루고 있다. 이들은 흔히 ‘비트코인 기반 암호화폐’로 불린다. 그 밖에 비트코인 이후 가장 주목받는 암호화폐이자 시가총액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더리움을 소개한다. 이더리움류의 암호화폐는 ‘네이티브 암호화폐’라 불린다. 2014년 7월부터 9월까지 이더리움의 프리 세일 기간에 암호화폐를 구매한 투자자 가운데 돈방석에 앉은 사람들도 많다.

오늘날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주로 다양한 토큰을 산다. 코인과 토큰의 차이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다음과 같이 명료하다. “토큰은 코인보다 만들기가 훨씬 쉽다. 코인이 웹사이트를 처음부터 HTML으로 코딩해서 만든 것이라면, 토큰은 워드프레스처럼 프로그래밍을 몰라도 손쉽게 웹사이트를 만들어주는 플랫폼을 이용해 만든 것과 비슷하다.”

만들기 쉽기 때문에 시중에는 수많은 토큰이 등장하고 있으며, 3월을 기준으로 5만 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 가운데 유명한 것들이 이오스, 트론, 퀀텀, 오미세고, 아이콘 등이다. 토큰은 지불형 토큰, 기능형 토큰, 그리고 자산형 토큰으로 나눌 수 있다. 토큰 투자로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이 제법 나오겠지만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명확한 사실 한 가지가 있다. 암호화폐도 결국 소수의 화폐만 남고 나머지는 대부분 유명무실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소수의 투자자는 상당한 부를 움켜쥐겠지만 대부분은 큰 투자 손실을 감내하지 않을 수 없는, 대단히 위험한 투자이다.

이 책은 일반 독자나 투자자가 암호화폐의 전모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격언에 충실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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